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13대 국회의원 시절 한약 복용 중에 중국 음식을 불가피하게 먹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의사가 금기 음식이라고 한 밀가루 음식과 돼지고기, 술을 한꺼번에 먹고 난 뒤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했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한약을 복용할 때 금기 음식을 먹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금기 음식을 몇번 먹었다고 곧바로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다른 제3의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한약을 복용할 때 한의사들은 왜 밀가루 음식이나 돼지고기, 술, 녹두, 커피 같은 것들을 먹지 못하게 할까. 간단히 말하면 투여한 한약과 상충되거나 질병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피함으로써 질병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한약을 복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위장 장애를 줄이기 위함이다.
한의학에서는 처방을 할 때 환자의 몸이 차다면 더운 성질의 약물, 열이 많다면 찬 성질의 약물을 투여하여 한열(寒熱) 균형을 맞추는데 중점을 둔다. 오장육부의 한열 편차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약을 복용할 때는 가능하면 비슷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반대 성질의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따뜻한 성질의 약을 복용할 때 지나치게 찬 음식을 먹거나, 찬 성질의 약을 복용할 때 지나치게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은 약의 효과를 반감시킨다.
따라서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인삼이나 녹용이 든 보약을 먹을 때 찬 성질을 지닌 밀가루·보리 음식, 메밀국수를 먹는다거나 찬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것은 위장에도 부담이 되거니와 보약 효과를 떨어지게 한다.
음식이 질병을 악화시키기도 하는데, 고혈압 환자가 짠 음식을 즐기거나 통풍 환자가 고단백 음식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이 기름진 육류를 탐닉하면 풍증(風症)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약을 복용할 때 함께 먹는 음식들이 약의 대사 속도에 영향을 주어 효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라지나 더덕에 많이 함유된 사포닌(saponin) 계통의 성분은 몸속에서 대사가 느리게 이루어지므로 복용한 약물의 신속한 약효 발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또 오이나 수박 같이 이뇨작용이 뛰어난 음식은 유효성분 배설을 빠르게 하므로 약효가 금방 사라지게 할 것이다.
반면에 음식과 약물의 서로 상반되는 성질을 이용하여 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부자(附子)로 인한 중독증세에는 독을 풀어주는 녹두를 대량으로 달여 먹거나, 인삼·홍삼을 먹고 두통과 상열감(上熱感)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무를 달여 먹으면 좋다. 옻을 탈 때는 율무를 달여 먹어 해독을 하기도 한다.
한약 복용 시의 금기 음식은 질병이나 약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찬 음식, 익히지 않은 날 음식, 기름진 음식, 짜고 맵거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과다한 음주 등은 대체로 피해야 한다. 밀가루 음식이나 지나친 육류, 유제품 등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섭취해 오지 않았던 음식은 한약을 복용할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조상 대대로 먹어 왔던 음식이 우리 몸의 유전자와 코드가 일치할 뿐더러 복용해 왔던 한약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윤성중·장수한의원 원장
출처 : 보리빵굽는마을
글쓴이 : 보리빵이야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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