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이 대한민국에 던지는 ‘명쾌한 충고’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위클리비즈가 지난 8월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CEO의 고민과 해결방안>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CEO의 55.6%가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었다. 위클리비즈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신성장동력 창출방법을 주제로 경영석학 4명과 연쇄 인터뷰를 가졌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피터 셍게(Peter Senge)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로버트 버겔만(Robert Burgelman)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모두 작년 10월14일 창간 이후 1년간 위클리비즈가 인터뷰했던 경영석학 중에서도 마케팅·인사·조직·전략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가들이다. 셍게 교수는 전화로, 다른 교수들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경영석학들이 들려주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방법을 소개한다.
■ 조직전문가 ‘피터 셍게’ 교수
한국은 지금 중국의 추격만 걱정
시야 넓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환경·사회 문제 집중해야
“지구온난화·물 부족 등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역설적으로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대체에너지 사업이 대표적이고, 자동차기업의 경우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사업이 지속적 성장의 발판이 될 거예요.”
세계적인 경영베스트셀러 ‘제5경영(The Fifth Discip line)’의 저자인 피터 셍게(Peter Senge)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이제 경영 본연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환경이슈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 기업들이 중시하는 정보나 지식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화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출현하는 것도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보다 근본적 문제는 모든 업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이에요. 돌파구는 사회·환경이슈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는 기업을 거대권력(superpower)으로 규정하고, ‘기업 그 이상(more than a company)’ 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권력입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대학이나 정부보다 효과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죠. 기업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소비자와 사회를 생각하는 넓은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기업이 기업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셍게 교수는 자원고갈·생태계보호 등 지금까지 기업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던 환경이슈가 앞으로는 기업경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자원고갈로 휘발유 값이 갤런 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경영의 패러다임 자체가 송두리째 바뀔 것입니다. 원자재 조달부터 빌딩의 디자인까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겠죠. 방법은 장기적 시각을 갖고 미리 대비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코앞에 닥쳤을 때 변화하려는 기업은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는 도요타·BMW 등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도요타의 친환경차인 프리우스는 처음에 돈을 잡아먹는 프로젝트였죠. 하지만 지금 도요타는 프리우스 덕분에 자동차업체 중 가장 미래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는 회사가 됐어요. BMW는 먼 훗날 세계적인 쓰레기대란에 대비해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발 앞서 생각하는 기업,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며 미래의 청사진을 설계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겁니다.”
셍게 교수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환경이슈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세계야생기금(WWF·World Wildlife Fund)과 공동으로 생태계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생태계 보호를 통해 청량음료 업계의 생존이 걸린 물 부족 문제 해결책을 도모하면서 기업이미지 개선효과까지 누리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다국적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는 ‘지속 가능한 어업(sustainable fishi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셍게 교수는 “왜 이런 활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유니레버 고위관계자가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면서 “결국 미래의 소비자들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E와 BP는 원유가격 급등에 대비, 바이오 디젤 등 대체에너지 매출비중을 80~9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된 환경 속에서 CEO의 역할은 무엇이 될까? 셍게 교수는 “이제 CEO들은 CLO(Chief Learning Officer)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들이 물 부족·식량·쓰레기 등 폭넓은 이슈들에 대해 누구보다 예리한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웹2.0이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이해해야 해요. 그러려면 CEO들이 많이 알아야 하겠죠. 과거처럼 CEO가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조직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배워나가며 집단지력(collective intelligence)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는 한국기업들에 대해 “근시안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한국 CEO들이 중국의 추격에 온통 신경이 집중돼 있다고 느꼈어요. 중국은 분명 위협적인 존재죠. 하지만 중국에만 사로잡혀 단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장기적 경쟁력을 갖추는 게 더 현명합니다. 중국에 진출해서도 ‘뭘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보다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이슈들을 고려해야 하나’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자료출처: 위클리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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