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藥山)스님은 풍양의 작약산(芍藥山)에서 수행
을 했다고 해서 약산(藥山)이라는 법호가 붙었는데,
약산스님이 석두스님을 찾아가서 이렇게 물었다.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 아무래도
이해가 잘 안갑니다."
"긍정도 틀리고 부정도 틀리며 겸비해도 틀리다.
이때 너라면 어찌 하겠느냐?"
"............."
"네 인연은 여기 없으니 마조스님께로 가보아라."
"예..."
이에 약산스님은 마조 스님께 가서 물었다.
"어찌하여 직지인심 견성성불인지요?"
"때로는 눈을 깜박이라하고 때로는 그러지 말라
하는데, 눈을 깜박이는 자가 그것이요 때로는
그것이 아니다. 넌 대체 어찌해야 그것을 이해
하겠느냐?"
약산은 여기서 크게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
조스님께 삼배로 큰절을 올리니,
"뭘 봤기에 내게 절을 하느냐?"
"제가 석두스님에게서는 마치 소등의 모기인냥
깨치지 못했으나 비로소 깨달았읍니다."
"짝짝짝........"
* * *
선(禪)은 천지(天地)에 두루 하고 있으나 들어가는
문(門)은 없으며, 마치 허공으로 들어가는 문이 없
는 거와 같으며, 즉 자신의 본성이 곧 부처인데 나
의 보물인 불성을 심중에서 찾아 캐 내는 것이 곧
선(禪)인 것이다.
만상 삼라가 다 꿈속의 그림자인데
꿈 속의 그림자에 묘유가 숨어 있네
텅빈 허공에 만물이 갖춰져 있듯이
형상 없는 마음이 만물을 다머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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