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달스님이 육조 스님께 물었다.
"경의 뜻만 알고 수고롭게 외울 필요는 없나이까?"
"경에 무슨 허물이 있건대 너의 경 외움을 못하게
하랴만, 다만 미하고 깨달음이 자신에게 있고 손해
되고 이익됨이 모두 자신에게 매었으니 입으로 외
우고 마음으로 행하면 곧 이것이 경을 굴리는 것이
요, 입으로는 외우지만 마음으로 행하지 않으면 이
것은 경에 의해 굴림을 받는 것이니, 다음 계송을
잘 들으라.
마음이 미혹하면 경에 굴리우고
마음을 깨달으면 경을 굴리나니
아무리 외워도 자성을 못밝히면
뜻과는 오히려 삼만 팔천리니라
무념으로 하는 생각은 곧 바르고
유념 생각은 곧 삿됨을 이루나니
유념과 무념 모두 다 뛰어넘으면
청정한 불성의 수레에 오르리라
* * *
자고로 마음 자리가 밝으면 캄캄한 어두운 밤에도
푸른 하늘을 보고, 마음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도깨비가 나타나나니, 마음이란 머무를 줄 알게
된 후에야 정해지고, 정해진 후에야 조용해 질 수
있고, 조용해진 후에야 편안하여 질수 있고, 편
안해진 후에야 사고(思考)할 수 있고, 사고한 후
에야 터득할 수 있다. 물도 물결이 안일면 저절
로 고요하고 거울이 흐리지 않으면 스스로 밝으
며, 마음도 또한 이와 같아 그 흐린 것만 버리면
밝음이 저절로 나타나 자성을 보게 될것이다.
세상에 대 자유인은 구도 수행자네
이는 뿌리 없는 한 그루 나무이기에
세상에 넉넉한 부자도 구도 수행자네
이는 음양지없는 지면 한 조각이기에
세상에 안온한 자도 구도 수행자네
소리쳐도 메아리 없는 한 골짝이기에
세상에 크게 행복한 자도 구도 수행자네
누구도 갖지 못한 삼반물을 지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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