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좋은시
전국시대 대 사상가 장자(莊子)의 부인이 죽자 장자는 옹기를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혜자(惠子)가 이를 보고 민망하여 말했다. "여보게, 자네 처가 죽은 마당에 슬퍼하기는 커녕 장단 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다니 무례하지 않는가?" "그대 말도 옳으이, 내 처가 죽었는데 나라고 왜 아무 런 감정이 없겠는가?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 람이란 본래 생명도 형체도 기운도 없었지 않은가? 있는 듯 없는 듯한 자연의 변화 가운데, 홀연히 기(氣) 가 생기고, 기에서 형체가 나오고, 형체에서 생명이 나 왔지 않았는가? 지금 내 처는 춘하추동 4계절의 변화 마냥 자연스럼게 죽음의 변화를 맞은 거라네, 내 처가 이미 대자연의 침실에 편안히 안식한건데, 내가 크게 곡을 하고 슬퍼한다면 이는 자연의 이치에 퉁달치 못 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야." * * * 인간에 있어서 죽음이란 영원한 수수꺼끼이며, 또한 영원한 미지의 세계입니다만, 무릇 사람이 태어나면 유년기에는 유년의, 성년기에는 성년의, 노년기에는 노년의, 과정을 거쳐 마땅히 나고 죽는 것이 춘하추동 (春夏秋冬) 四계의 운행처럼 일체 생명체는 모두 자연 의 이치에 순응하며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 서 태어남이 곧 죽음이요 태어남 그 자체가 죽음이며 태어남과 죽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본다면 어떤 집착도 구속도 없을 것이다. 한산시(寒山詩) 四時無止息 사시절 쉼 없이 자꾸 흘러서 年去又年來 한해가 넘어가면 또 한해 오네 萬物有代謝 만물은 바뀌면서 잎 피고 져도 九泉無朽挫 구천은 푸르른체 변치 않누나 東明又西暗 동녁하늘 밝으면 서편이 어둡고 花落又花開 꽃이야 진 뒤에는 다시 피는데 唯有黃泉客 황천으로 떠나간 외론 길손은 冥冥去不廻 아득히 멀리가고 돌아오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