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
사랑해서는 안될 신하의 부인을 사랑하게 된 바빌로니아의
술탄 살라디노 왕은 그녀의 남편을 멀고 먼 섬으로 보낸 후
신하의 부인을 찾아가 애절하게 사랑을 고백했으나 이에 놀
라고 당황한 부인은 살라디노에게 말했다. "인간이 사랑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라며"
정중하게 구애를 거절 했지만, 살라디노는 부인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 주겠다며 자신의 사랑이 진
실임을 강조했다. 그러자 부인은 자신이 요구하는 질문의
해답을 얻어오면 살라디노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그녀
의 질문은 " 이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지녀야 할 최고의 큰
덕목이 무엇이냐" 는 것이었다. 살라디노는 그녀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못하고 돌아와서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음유
시인들과 함께 세상을 떠돌아 다니면서 그 답을 구해보았
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 어디에서도 만족스러운 해답을 찾
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살라디노는 사냥길에서 돌
아오는 한 젊은이를 만났는데, 그는 살라디노가 세상을 떠
도는 이유를 알고 자신의 아버지만이 그 대답을 말해 줄 수
있노라고 말했다. 이젠 늙어 눈마저 잃어버린 젊은이의 아
버지는 한 때 살라디노의 수하에서 일하던 기사였기에 살
라디노의 의중을 너무도 잘아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청년
은 자기의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말하니, 그는 질문의 뜻
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질문을 하는 이가 살라디노 임을
알아 차리고, 그는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지녀할 할 최고
의 큰 덕목이란 바로 "부끄러움" 이라고 말해 주었다. 인
간을 죽음에 이르게 까지 하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막아
주기도 하는 부끄러움,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 지녀야
할 최고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했다. 드디어 기나긴 여행
을 끝내고 돌아온 살라디노는 신하의 부인을 찾아가 의
기양양하게 질문의 해답을 말해 주자 부인은 질문의 정
답을 잘 알아 오셨다 면서, 그러시다면, 세상에 가장 훌
륭하고 좋은 사람은 누구냐고 하니, 살라디노는 세상에
서 자기보다 더 훌륭하하고 좋은 사람은 없노라고 하자
그러자 부인은 살라디노왕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간
했다. "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신 분께 청하노니 우리 인
간이 지녀야할 최고의 큰 덕목인 " 부끄러움 " 의 해답을
아셨다면, 다시 한번 심중히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살라디노왕은 너무나 현명한 부인에게 부끄러움을 느낀
나머지 돌아가서 충실하고 정직한 군주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고, 부인의 남편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사랑하
는 부인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이는 우리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품중에 부끄러움이 가장 으뜸이
라는 것을 그 부인으로 하여금 깨우쳐 주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은 모든 도덕의 원천이며, 또한 인간의 가치가
부끄러움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에
부끄러워해야 인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요 부끄러워해
야 일에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인간만이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영국속담에도 부끄러움이 없는 인간은 양심도 없는 인간
이라고 했다.
(He that has no shame has no con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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