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국 시대의 대 사상가이자 도학자인 장자
(莊子365~290 B.C)가 초(楚)나라로 여행하다가
길가에서 해골을 발견하고 이렇게 물었다.
" 너는 욕심이 많아 죽었나,
전쟁중 칼에 맞아 죽었나,
배고파 굶어서 죽었나,
병 들어 죽었나,
늙어서 죽었나?"
그러다가 날이 저물어 장자는 해골을 베개 삼아
곧 잠이 들었는데, 그 해골이 꿈속에서 말했다.
" 낮에 네가 한 말들은 모두 속세 삶의 찌꺼기일뿐
사후(死後)에는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는 것들이며,
사후에는 왕도 신하도 또한 춘하추동도 없으며,
오직 자연과 더불어 천지의 법칙에 편안할 따름이며,
천지 우주 공간이 즉 나의 공간이고 천지 대 자연의
아름다움 이 곧 나의 아름다움이며, 이러한 즐거움은
제왕(帝王)일지라도 비할 바가 없다네."
" 그것을 어떻게 믿나, 내가 저승 사자에게 부탁하여서
너를 되살릴 수 있는데, 너의 부모와 처자, 친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번 부탁해 볼까?"
" 저 현황(玄黃)하고 무한대한 우주를 활무대로 활개펴
고 다니는데 걸림없고, 일체 분별및 차별, 희노애락(喜怒
哀樂)이없는 천국 극락을 제왕(帝王)들도 감히 미치지
못하는 이 즐거움을 버리고 생.노.병.사.애.별.이.고(生
老病死愛別離苦)의 인생팔고(人生八苦) 윤회(輪廻)
바퀴가 끝없이 돌고 도는 저 오탁악세의 인간 세상에
내가 왜 다시 돌아가나 난 정말 싫어이."
* * *
生從何處來
생은 어디로 부터 오고
死向何處去
죽음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조각 뜬구름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 사라짐이라.
浮雲自體本無實
뜬 구름 그 자체는 본래 실다움이 없는것
生死去來亦如然
나고죽고 오고감도 역시 이와 같다.
죽음은 천지 자연의 섭리(攝理)이며, 제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의 생명을 다소 연장시킬 수는 있으나
죽음 그자체를 피할 수는 없는것, . 사람들은 살아서의 편
함만 추구하나 실은 죽음보다 더 괴로운 것이 삶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죽음의
두려움만 알뿐 죽음이 얻기 어려운 휴식처라는 것도 아무
도 모르며, 죽음은 우주의 질서 중 한 토막이고 우주 생명
의 일부분이며, 또한 죽음이 언제 어디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죽음은 언제든지 맞이할 준비
를 갖추고 미리 죽음을 생각해두는 것은 자연에 복귀하는
준비운동이라 할 수 있으며, 죽음이 자연의 순리에 복귀할뿐
불행이 아님을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 불행이라
는 것이 없으며, 또 죽는 법을 가르치는 자는 그들에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고, 죽음이 영원한 평화이고 영원한
자유이며 영원한 휴식처인줄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옛말
에 서 있는 것보다는 앉아 있는 것이, 앉아 있는 것보다는 누
워 있는 것이, 누워 있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낫다.고 했다.
옛속담에도
"한번 태어난 자는 한 번은 죽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He that is once born once must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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