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좋은시
옛날 어떤 남자가 장가를 들었는데 첫날밤에 신부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너무나 못생겼다. 그로부터는 아내의 방에 들어가지를 않았는데, 그러나 그의 처는 아무 걱정 없이 잘 지내고 있 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남편이 처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고로 여자의 용모는 미덕(美德)의 하나인데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미덕을 지니고 있소" 이에 아내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하기를, "그럼, 남자는 모름지기 백행(百行)을 구비해야 하는 법이온데, 당신은 도대체 몇가지 행를 구비했나이까" 그러자 남편이 대답했다. " 나는 백행을 다 구비 했노라"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 그렇다면 백행 중에 덕행(德行)이 그 으뜸이라 하였 는데, 왜 호색(好色)은 잘 아시면서 호덕(好德)은 잘 모르시나요" 이에 남편은 얼굴을 붉히며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 고 그 후 부터는 아내를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 * *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의식은 그 외형적 조건 보다도 내면적 기질인 그의 정신적인 인격에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얼굴이 예쁘면 좋아하고 얼굴이 미우면 싫어한다. 그렇다면 밉다 곱다의 차이의 기준은 어디에 두는 것일까, 이 세상 일체의 개념과 가치란 다 사람이 세운 것이며, 가치판단 즉 미(美)와 추(醜), 유(有)와 무(無), 난(難)과 이(易), 장(長)과 단(短),등 은 다 비교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며, 모름지기 상대적 관계란 수시로 변화무상한 것이며, 가치판단 역시 부 단히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인(賢人)은 만물을 낳 으면서도 지배하는 일이 없고, 만물을 생육하면서도 소유하는 일이 없으며, 만물을 성장시키면서도 능력 을 과시하는 일이 없고, 공을 이뤄도 자부하는 일이 없으며, 자고로 고귀한 인품은 누더기 속에 감추어져 있다고 했나니,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