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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엽 태고 보우 스님과 나옹 혜근 스님이 중국에
지공 선사를 친견하여 깨달음을 얻은 후에 평산 처림
선사를 참예하니 나옹 스님에게 물었다.
"대덕은 어디서 오는가?"
"연경에서 옵니다."
"그기서 누구를 만났는가?"
"서천의 지공 선사를 만났습니다."
"지공의 일용사가 어떻던고?"
"하루에 일천 검을 씁니다."
"지공의 일천검은 그만두고 그대의 일검을 써 보이게."
이에 나옹 스님이 즉시 주장자로 처림 선사를 내리치
니, 처림 선사가 넘어지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 도적이 나를 죽이는 구나"
이에 나옹 스님이 처림 선사를 부축하여 일으키면서,
"저의 검은 사람을 능히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하니, 처림 선사는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다.
"하하하~~그대가 과연 불법정안을 갖추었네"
하고, 처림 선사는 나옹 스님을 인가하고 의발을 전했다.
* * *
무릇 깨닫는 일에 체험은 불합리적이어서 설명할 수도
전해 받을 수도 논리적으로 해석이 안되며, 현실 세계가
곧 이상 세계요, 이상 세계는 현실 세계속에서 찾아야
하고 현실 세계를 떠난 다른 어떤 이상 세계를 얻는 것
이 아니며, 깨달음도 현실 생활 속에서 얻는 것이지 현
실 생활을 떠난 깨달음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송 만공 스님이 이르시기를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이란
똥보다 더러운 것은 구더기요
구더기 보다도 더 더러운 것은
바로 본사 절 주지 스님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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