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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시인 김삿갓 02-(118) *"탁"하고 친 것도 아닌데 , "억"하고 죽은 사연 ?

한마음주인공 2022. 6. 27. 13:48

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이 카톡으로  %%%%  ●방랑시인 김삿갓 02-(118) 
*"탁"하고 친 것도 아닌데 , "억"하고 죽은 사연 ?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첨부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공유 하려 합니다

 

 

 

 

●방랑시인 김삿갓 02-(118) 
*"탁"하고 친 것도 아닌데 , "억"하고 죽은 사연 ? 

"손님은 아직도 주무시지 않고 책을 읽고 계셨습니까 ? " 

"어서 들어 오세요. 잠이 오지 않아 책을 읽고 있던 중입니다. 주인 양반이야 말로 여태까지 잠을 자지않고 계셨소 ?"
김삿갓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을 맞았다. 

"책을 읽으시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 "
주인은 김삿갓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담배를 한 대 권한다.
"한밤중에 주무시지도 않고 책을 열심히 읽고 계시는 것을 보니, 손님은 대단하신 선비인가 보군요?" 

 

 

 



"대단한 선비는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요 .... 그런데 노형은 주무시지 않고 계셨소 ? " 

"걱정스러운 일이 있어 잠이 와야 말이지요." 

"걱정스러운 일이라뇨 ? 댁에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신가요 ? " 

"실은 내 형님께서 사정이 매우 딱하게 되셔서 ....... "
그리고 주인은  잠시 머뭇 거리다,
"손님은 선비시니까 말씀인데, 지금 사경(死境)에 처해 있는 내 형님을 좀 도와 주실 수는  없을까요? " 하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김삿갓은 그 말을 듣고 적이 놀랐다.
"형님께서 사경에 처해 있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 ? 어떤 사정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지, 사정 한번  들어 봅시다." 

그러자 주인은 김삿갓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 주는 것이었다.
주인의 친형인 양중태(梁中泰)라는 노인은 어느 날 자기 집 사랑방에서 마을 친구인 김명주(金明珠) 0라는 노인과 장기를 두다가, 한 수만 물러 달라느니 안 된다느니 하고 말다툼을 벌였다.
늙은이 들이 장기를 두다가 흔히 벌이는 언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따라 일진이 사나운 탓인지, 양 노인이 상대방을 밀치거나 때린 것도 아닌데, 상대방 김 노인은 혼자서 노발대발 하다가 제 풀에 쓰러져 ,그 자리에서 죽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양 노인은 본의 아니게 살인범으로 몰려, 지금은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삿갓은 그 이야기를 듣고 측은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탁>치니 <억>하고 죽은 것도 아니고, 흥분해서 제 풀에 죽은 것을, 무슨 살인죄가 된단 말이오?" 

"누가 아니랍니까, 그런데 김 노인의 친구로서, 내 형님하고 사이가 좋지 않은 훈장놈이 하나 있어요.
그 놈이 고소장을 교묘하게 써가지고 관가에 무고를 하는 통에, 내 형님은 꼼짝 없이 살인범으로 몰려, 지금 옥에 갇혀 있는 중이랍니다." 

"고소장을 어떻게 썼기에 생사람을 살인범으로 몰았다는 것이오 ?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구려." 

"고소장 사본이 여기 있으니까, 한번 읽어 보아 주시렵니까 ? " 

 

 

 



김삿갓은 주인이 내 민 고소장을 읽어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감탄의 고개를 끄덕 거렸다. 

<양중태는 김명주 노인이 자기와 말다툼을 하다가 쓰러져 죽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 입니다. 서로간에 치고받고 하는 육박전을 하지 않았다면, 단순한 말다툼만으로 김 노인이 죽었을리 만무 합니다. 양중태는 김명주가 뇌출열로 죽었다고 말하지만, 아무런 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면 멀쩡하던 사람이 절로 죽었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 " 

훈장이라는 사람은 양 노인을 이렇게 살인범으로 교묘하게 몰아붙이고 나서, 끝으로 다음과 같은 절묘한 글을 한 구절 써넣었다. 

<毒酒在房  不飮不醉 (독주재방 불음불취)> 

<腐繩繼牛  不引不絶 (부승계우 불인불절)> 

 

 



독한 술이 방안에 있어도 마시지 않았다면 취하지 않을 것이고 

썩은 새끼로 소를 매놓아도 잡아당기지 않으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글은, 양 노인이 어떤 식으로든 김노인을 죽게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김삿갓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소장의 내용은 글을 직업으로 밥을 먹는 훈장이 쓴 것으로 ,그럴듯한 주장이었다.
글의 주장의 논리대로 라면,  양 노인은 살인죄를 모면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김삿갓은 생사람을 살인범으로 몰아 버리는 데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음 - ...글이라는 것은 참으로 마술 같은 것이로구나 ! " 

 

 



주인은 <마술>이라는 말을 듣고, 눈을 커다랗게 뜨며 놀란다.
"네 ? 마술이라뇨 ? 뭐가 마술 같다는 말씀입니까 ?" 

"아, 아니올시다. 나 혼자 지껄여 본 말이오 .... 아무튼 이 고소장만 읽어 보아서는 주인장 형님이 살인죄를 면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주인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사색이 되면서 한탄하 듯 말을 한다. 

...계속 119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