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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시인 김삿갓 02-(70)*인생자고 수무사(人生自古誰無死),건곤불노 월장생(乾坤不老月長生).

한마음주인공 2022. 5. 10. 15:38

 

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이 카톡으로 %%%%  ●방랑시인 김삿갓 02-(70)
*인생자고 수무사(人生自古誰無死),건곤불노 월장생(乾坤不老月長生).  &&&&&라는

글을 보내 주셔서 사진을 첨부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공유 하려 합니다

 

 

 

●방랑시인 김삿갓 02-(70)
*인생자고 수무사(人生自古誰無死),건곤불노 월장생(乾坤不老月長生).

희환산은 황해도와 평안도 사이에 걸쳐 있다.

김삿갓은 그 희환산 기슭에 있는,용천관(龍泉館) 주막에서 술을 마시며 주모에게 물었다.
"혹시 이 근방에 구경할 만한 명소가 없는가 ?"

"이곳 용천관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데 그러세요. 여기서 산속으로 5리쯤 들어가면 환희정(歡喜亭) 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정자 아래에는 오열탄(嗚咽灘)이라는 유명한 여울이 있지요."

"오열탄 ? .. 이상하구려, 이곳에 와보니 산의 이름이 희환산이요, 정자의 이름도 환희정이라 하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게,오열탄이라니 ?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선남 선녀가 그 여울물 앞에서 이별을 나누며 흐느끼기라도 했던 모양이구려."

"손님은 오열탄의 유래를 잘도 알고 계시네요."

 

 

 

 

"이 사람아 ! 나는 오열탄의 유래를 알고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세. 오열탄이라는 이름을 듣게 된다면 , 누구라도 그만한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

"어마, 그러세요 ? 아닌게아니라, 오열탄이라는 여울에는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나는 평양으로 가는 길인데, 오열탄이라는 여울을 꼭 구경을 하고 싶네그려. 자네가 그 여울목에 얽혀 있는 설화를 좀 말해 줄 수 있겠나 ?"

"그러시지요. 이 근방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애긴걸요."
그러면서 주모는 다음과 같은 말을 김삿갓에게 들려 주었다.

오래전에 유홍준(劉弘俊)이라는 사람이 황주 고을에 선위사(宣慰使)로 와 있는 동안 , 안악 기생 옥향(玉香)과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유홍준이 평양으로 떠나게 되자, 옥향은 용천관 여울목 앞까지 전송을 나왔는데, 서로 헤어져야 할 순간이 되자, 이별이 서러운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목이 메도록 흐느껴 울었다.그러자 여울목도 무심치 않았던지, 지금까지 조용히 흐르고 있던 여울물이 갑자기 흐느껴 우는 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세상 사람들은 그 여울의 이름을 오열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삿갓은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하였다.
"그것 참, 기가 막힌 설화일세. 사람이 흐느껴 울자, 여울물도 흐느껴 울었다 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동화(同和)>가 아니던가. 이렇게 우리네 조상들은 자연과 어울려 호연지기(浩然之氣) 를 키우며 함께 호흡하며 살아왔다네 ! "

인간 세계에서는 만남과 이별이 항상 존재한다. 영원한 삶도 있을 수 없으며, 백 년 전에 살기시작한 사람이 지금에 존재 할수 없고 ,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 백 년 후에는 한 사람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천지 자연은 어떠한가. 오늘날 우리가 매일 만나 보고 있는 하늘과 땅과 ,별과 달은 ,천 만년 전부터 있어 온 것이 아니던가.

김삿갓은 감회에 젖어 문득, 인생자고 수무사 , 건곤불노 월장생, (人生自古 誰그無死 , 乾坤不老 月長生) ...

<인생은 자고로 죽지 않는 사람이 뉘 있으리오, 그러나 하늘과 땅은 늙지도 않고 달과 함께 영원히 살아온다 >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희한산 계곡은 과연 천하의 절경이었다. 기암괴석 사이로 도도하게 흘러 내리는 물은 돌에 부딪쳐 구슬이 되고, 언덕을 흘러 넘어 가선, 폭포가 되었다.

 

 

 

 

환희정(歡喜亭)이라는 정자는 오열탄을 눈 아래 굽어볼 수 있는 언덕위에 있었다.

김삿갓은 정자위에서 쉬고 있는 늙은 나무꾼에게 물어 보았다.

나무꾼은 땀을 닦으며 대답한다.
"내가 어릴적 만 해도, 저 여울물을 <황공탄>이라 불렀다오. 그러나 4,50년 전부터 오열탄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옛날에 어떤 임금님이 저 여울물을 친히 건너가셨다고 해서, 그때부터 황공탄이라는 이름이 생겼다지요."

그러나 임금님이 이 깊은 산속에 올라, 저 여울물을 친히 건너셨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오열탄을 옛날에 황공탄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틀림 없었던지, 서거정(徐居正)의 시 두 편이 정자 위에 걸려 있었다.

 

 

 


....
皇恐灘前皇恐意
<황공탄전황공의>
황공탄 여울 앞에 황공스러운 마음

喜환山下喜환情
<희환산하희환정>
희환산 아래에서의 뜨거운 애정

如何嗚咽龍泉水
<여하오인용천수>
용천물은 어이하여 목메어 우는고

去似情人哭別聲
<거사정인곡별성>
애인끼리의 이별로 흐느끼는 것 같구나
....

 

 


黃州관裡花滿開
<황주관리화만개>
황주관에 꽃이 만발한 걸 보니

前度劉郞三度來
<전도유랑삼도래>
지난날의 유랑이 다시 찾아왔던가

嗚咽灘聲何日歇
<오인탄성하일헐>
목메어 우는 소리 언제나 끊이려나

朝朝送別哭如雷
<조조송별곡여뇌>
날마다 우는 소리 우뢰소리 같구나.
...

 

 

 


오열탄 여울로 가까이 내려가 물소리를 들어 보니, 수많은 바위들에 부딪쳐 흘러 내려가는 물소리가, 아닌게 아니라 , 흡사 사람이 목메어 흐는끼는 울음소리와 같았다.

만남은 한없이 기쁜 일 이지만, 이별이란 언제나 슬프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별을 그토록 슬퍼했던 그들도 , 시간이 흐른 지금은 모두, 저승으로 갔을 것이 아닌가 ?

김삿갓은 문득 한 해 전에 사별한 수안댁을 떠올려 보았다.

 

 

 


한때나마 ,정을 붙이고 살던 마누라와 사별한 것은 정녕 견디기 어려운 슬픔이었다.

그 옛날, 지금 저 오열탄 앞에서 이별의 슬픔에 흐느껴 울던 유홍준과 옥향의 슬픔도 자기와 다르지 않겠다고 느낀 김삿갓은 , (당신네들이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거든, 저승에서나마 꼭 이루소서 ! ) 하며,
두 사람에 대해, 마음으로 부터의 축원을 올리며 계곡을 따라 발길을 상류로 옮겨갔다.

...계속 2-71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