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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을 밝히는 등불(254)

한마음주인공 2008. 11. 12. 13:14
      
      조선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丙子胡亂)이 일어
      났을 무렵 당시에 이조 판서였던 이식(1584~1647)
      은 어려서 부터 몸이 허약하여 경기도 양평에 있는 
      용문사에 가서 공부를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
      님들을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수양
      을 쌓자 건강도 좋아졌다. 스승인 유념스님께 학식
      과 덕행의 가르침을 받던중 유념스님이 연로하여 병
      으로 자리에 눕게 되자 그는 밤낮으로 잠도 자지 않
      고 지극한 정성으로 노스님을 간호하며 열심히 공부
      를 하자 유념 노스님이 이르시기를,
      "이 제 그만 자거라."
      "제가 십년 동안이나 노스님께 공부를 배우고도 아직
      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제 스님께서 병환이 중하시
      니 스님께서 열반하시면 누구에게 배우겠습니까?"
      "그렇지 않느니, 이 세상 만물 중 스승 아닌 것이 없
      나니 하찮은 짐승과 새들 나무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거늘 이 어찌 내가 죽는다고 걱정할 것이며 내가
      죽은 후에도 훌륭한 스승이 나타나 가르침을 줄 것
      이니, 그러니 아무리 모습이 초라한 사람에게라도 
      없수이 여기지 말고 겸손히 배움을 청하라."
      그로부터 이식은 스님의 훈계를 깊이 새겨 듣고는 
      절에서 밥짓고 빨래하고 나무하는 불목하니를 스
      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계속해서 마침내 한양으로 
      올라가 과거에 합격하여 장원급제를 하고 학문이 
      뛰어나 나라에 중요한 벼슬을 지냈다고 한다.
          *             *            *
      천만 강물이 바다에 이르면 강으로서의 이름이 없
      어지듯이 사람도 일단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 속세
      의 성씨 김씨 이씨 박씨등 성은 없어지고 오직 사문
      석가의 일불 제자가 되는 것은 마치 강물이 바다
      에 이르면 일체의 국토가 허공과 같고 일체 중생이
      차별 없는 평등한 넓은 바다물이 되기 때문이다. 
      마음은 일체를 움직이는 근원인데
      마음 없으면 깨달음과 해탈도 없네
      마음의 본래 성품이 공한 줄을 알면
      확연하여 유와 무에 걸림이 없다네
      
출처 : 마음에 등불
글쓴이 : 曉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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