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젊은 철학도가 열심히 진리를 탐구하다가
더이상 진전되지 않자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훌륭한
스승님을 찾아가서 정중히 백배 절하고는 말했다.
"스승님! 참 진리를 가르쳐 주십시요?"
"그래, 참 진리를 보여줄터이니, 나를 따라 오느라"
하고는 야반삼경에 촛불을 들고 지하 토굴로 들어
가서 흰천이 가려져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흰 천을 들쳐보면 그 속에 참 진리가 들어있으
니 자세히 잘 보아라?"
젊은 학도가 흰천을 들추자 백골이 앉아 있었다.
이에 젊은 학도는 그 백골을 보자마자 손뼉을 탁
치며 크게 환성을 높이면서 말했다.
"아! 알았다"
그 젊은 학도는 그순간 크게 깨달았다.
하지만 참 진리가 그 백골 속에 들어 있어서 젊은 학
도가 깨달은 것은 아닐것이다. 젊은 학도는 무엇을
어떻게 깨달았다는 것일까?"
* * *
참 진리는 일체가 다 갖춰져 있으나 과거 현제 미래에
속해 있지 않으며, 일체 모든 것은 형체와 모습을 가지
고 있으나 다 허황된 것, 시간을 파하고 공간을 파하고
일체의 찰나를 한 찰나로 한 찰나를 일체의 찰나로 삼
천 대천세계를 한 털구멍으로 삼키노라면 목불상도 금
불상도 백골도 다 허황된 빈 껍데기일뿐이며, 참 진리
는 눈앞의 상황과 형식의 유무에 있지 않고 실질적으로
철저히 체득하여 깨닫는데 있는 것이다.
앞산 자락에 저 외로운 무덤을 보라
주인 없어 잡풀이 무덤을 뒤덮었네
맑은 솔 바람은 산자락을 감도는데
뻐꾸기는 무심히 울어 맘이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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