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이 카톡으로 &&& 야화 (120)참극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첨부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하려 합니다
야화 (120)참극
천석꾼 부자 안진사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허우대가 장대한데다 30대 중반에 어울리지 않게 검은 수염이 관운장처럼 휘날렸다. 그는 도교에 심취해 장차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리라는 믿음을 갖고, 매일 새벽이면 뒷산 용바위에 올라 가부좌를 틀고 몸에 기(氣)를 불어넣었다.
그의 처, 월계부인은 말이 없고 조신한 양처로 안방에서 사군자를 치는 게 일과다. 양반집 규수로 어려서부터 조부한테서 사서삼경을 떼고 서예를 익혀, 남자였다면 과거에 급제하고도 남았을 거라는 칭찬을 받았다. 언제나 몸가짐이 단아하고 기품이 넘쳐나 사람들은 말 붙이기도 두려워했다. 모든 사람들이 안진사와 월계부인을 우러러봤지만, 두사람은 오만하지 않고 겸손했다.
신선과 선녀 같은 안진사와 월계부인은 밤이 되면 표변했다. 안진사가 초롱을 들고 마당을 건너 안방으로 들어가면 월계부인은 간단한 주안상을 차려 두고 합환주 한잔을 따라 올린다. 안진사는 두잔까지 마시고 셋째잔은 들이켜지 않고 입속에 가두어 두었다가 부인을 끌어당겨 입맞춤을 하며 입속에 넣어 준다.
희미한 홍등 불빛에 월계부인의 볼이 붉게 물들고 벌써 숨은 가빠진다. 안진사가 부인의 저고리 옷고름을 푸는 대신 풍성한 한산 세모시 치마 밑으로 기어들어가자 놀란 부인이 뒤로 넘어지며 비명을 지른다. 안진사는 월계부인을 눕혀 놓고 긴 수염을 붓처럼 물을 적셔 그녀의 등에 글을 쓰면 부인은 간지러워 몸을 비틀며 글을 읽는다.
“월락, 그 다음 자를 다시 써 주십시오. 아~ 조제. 당나라 시인 장계의 시로군요. 아~”
수염붓이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에서 휘갈기면 부인은 숨을 헐떡이며 몸을 비튼다. “부인, 돌아누우시오.” 목덜미에서 배 위로 수염붓이 일필휘지로 내려가고 부인은 흐느끼다가 살며시 눈을 뜬다. 안진사의 우람한 양물도 꼿꼿이 치솟았다. 소녀경을 터득한데다 도교에서 깨우친 방중술로 접이불루를 실행, 안진사와 월계부인의 합환은 하룻밤도 거르지 않았다.
날이 밝으면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안진사는 의관정제하고 사랑방에서 글을 읽고 월계부인은 단정한 차림새로 안방에서 사군자를 쳤다. 어느 날 안진사가 외출 채비를 했다. 월계부인은 도포를 꺼내고 선반 위에 싸 둔 갓을 내렸다.
“오늘은 어디로 가십니까?”
월계부인이 조용히 묻자 안진사는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더니,
“강 건너 수옥 과부 있잖소.”
천하일색에 청상과부라 온 고을에 소문이 자자해 월계부인도 들어 알고 있었다.
“매파들이 줄을 이어 찾아가 수많은 혼처를 펼쳐 놓아도 수옥 과부는 딱 잘라 거절하면서 강 건너 안진사라면 시앗으로라도 들어가겠다 했다오. 만나 보고 오리다.”
안진사는 싱긋 웃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나귀를 탔다. 안진사는 부인에게 거짓말 농담을 하고 산 너머 이초시댁 잔치에 간 것이었다.
잔치판은 밤까지 이어져 이초시가 건넨 약주를 받아 마시던 안진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행랑아범이 헐레벌떡 안진사를 찾아왔다. 월계부인이 목을 매 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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