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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 (19)웃는 집안, 한숨 집안

한마음주인공 2022. 4. 29. 10:03

 

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이 카톡으로   &&&&  야화 (19)웃는 집안, 한숨 집안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을 첨부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공유 하려 합니다

 

 

 

야화 (19)웃는 집안, 한숨 집안

대나무가 울울창창한 왕죽골에는 하씨네와 추씨네 두집이 살고 있다.

두집 모두 대밭에서 대나무를 잘라 우산을 만든다. 그리고 몇마지기 안되지만 대밭 아래 논에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매년 풍작이라 하씨네와 추씨네는 양식 걱정 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 논에서 난 볏짚이 좋아 그걸로 짚신도 만든다.

하씨네와 추씨네는 꿰맞춘 듯이 다 큰 아들이 둘씩이라 매일 아침이면 두집 모두 한 아들은 우산을 짊어지고, 다른 아들은 짚신을 짊어지고 인근 고을 장날에 맞춰 장터를 찾아간다.

 

 

 

 

두아들을 장에 보낸 추씨 부부는 하루에도 열두어번 문을 열고 하늘을 쳐다본다. 비가 주루룩 주루룩 오는 날이면 “이걸 어쩌나, 우리 작은놈 짚신 보따리 짊어지고 어느 처마 밑에 쪼그려 앉아 있으려나.” 비가 오면 짚신 장수는 공치는 날이라 추씨 부부는 걱정이 늘어졌다. 정말 추씨네 작은 아들은 장터에서 짚신을 팔다가 빗방울이 떨어지자 얼른 보따리를 싸가지고 장터거리 처마 밑에 비 맞은 생쥐처럼 쪼그리고 앉았다.

햇살이 쨍쨍한 날이면 추씨네는 또 걱정거리가 생긴다. “우리 큰놈, 우산 한짐을 지고 이 땡볕에 땀 흘리며 목이 찢어져라 우산 사라고 소리쳐도 누가 쳐다보기나 하려나.” 추씨네 큰아들은 그의 부모 걱정대로 땀을 뻘뻘 쏟으며 울상이 돼 돌아다니지만 우산은 하나도 안 팔린다.

 

 

 

 

그러나 하씨네는 딴판이다.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하씨네는 웃음꽃이 만발이다. “우리 맏이 우산 잘 팔리겠네.” “그럼요,그럼.” 이뿐인가 어디. 햇살이 쨍쨍한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 작은놈, 짚신 잘 팔리겠네. 허허허.”

우산과 짚신을 팔러나간 하씨네 아이들도 추씨네 아이들과는 달랐다. 우산 팔러나간 큰아들은 햇볕이 쨍쨍한 날은 느티나무 그늘에서 우산 지게를 세워놓고 천하태평 낮잠을 자고, 짚신 팔러 나간 둘째는 비가 오면 주막집에 들어가 넉살 좋게 짚신을 주고 막걸리를 들이켰다.

추씨네는 언제나 집안에 한숨소리뿐이고, 하씨네 집안은 언제나 웃음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