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이 연재하는 외국소설 &&&&은혜갚음1 &&&&을 카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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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갚음 1
내가 태어난 폴란드에서는 지난번 전쟁(2차대전) 전까지도 종교적인 편견으로 인한 분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하였다. 특히 바르샤와에서의 반유태인 시위 운동은 극렬한 것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위 운동에 적극적이어서 시위가 벌어지면 소매를 걷어 붙이고 유태인 상점 문 앞에 돌을 쌓아 놓곤 하였다. 나는 당시 그러한 나의 행동에 대해서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그 후 내가 그리스도교의 계명인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깨닫기까지는 수개월에 걸친 고난과 박해 그리고 한 유태인의 도움을 필요로 해야 만 하였다. 바로 여기에 나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뒤 전쟁발발이 시간을 다투는 기정사실로 되었을 때, 나는 프랑스 리용에 있는 비행클럽이 교사직을 사임하고 나의 비행기를 조정하여 고국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했던 기관 고장으로 나는 중도에서 기수를 돌려 비엔나에 비상착륙 해야만 했다. 고장수리를 부탁하고 나는 그날 하루밤을 그곳에서 묵었다.
이튿날 아침 나는 호텔을 나와 그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갔다. 막 물건을 사려는 참인데 한 사내가 황급히 가게 안으로 뛰어 들었다. 마치 집어던지듯 거칠게 뛰어드는 그 사내에게 부딪쳐 나는 중심을 잃고 곧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몹시 화가 치민 나는 반사적으로 그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몸을 도사렸다. 주먹을 움켜쥐고 사내의 얼굴을 노려보는 순간 나는 사내의 공포에 질려 창백해진 표정을 보았다. 사내는 숨을 헐떡이며 황급히 나의 공격을 피하려고 몸을 우므리면서 ‘게슈타포, 게슈타포(독일 나찌의 비밀경찰)!’하고 정신없이 중얼거렸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로서도 그 순간 그 사내가 독일 비밀경찰에 쫓겨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만은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는 얼른 공격자세를 풀고 그를 감싸안 듯 해서 호텔 로비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헐떡거리는 그를 재촉해서 내방으로 들어가 침대 밑을 가리키며 드러누우라는 시늉을 해보였다. 내 말에 따라 침대 밑으로 들어가 누운 그의 말라빠진 몸에 나는 담요를 덮어준 다음 적당히 손질을 하여 침대가 비어 있는 것처럼 꾸며 놓았다. 그리고 나서 나는 윗도리를 벗고 와이셔츠 단추를 끄르고 넥타이를 풀렀다. 만일 게슈타포가 들이닥치어라도 방금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인 것처럼 위장을 한ㄴ 것이다. 예상대로 곧 여러명의 게슈타포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내가 제시한 여권을 세밀하게 조사한 뒤 도로 돌려주면서 무엇인가 높은 소리로 질문을 했다.
하고 내가 언젠가 외어두어 알고 있는 유일한 독일말로 대답하였다. 다행히 그들은 방을 수색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들의 발소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려 나는 문을 잠근다음 사내를 드씌운 그 담요를 벗겼다. 사내는 일어나사 떨리는 목소리로 무슨 말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독일어로 마구 주워섬겼다. 표정으로 보아 감사의 뜻을 표하려 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불현듯 안스러운 마음이 치밀었다.
나는 비행용 지도를 꺼내 들고 지도 가장자리에 그림을 그려가며 손짓말로 그의 의사를 타진해 보았다. 나는 지금 폴란드로 떠나려 하는데 내 비행기로 당신을 이 오스트리아에서 탈출시켜 줄 수도 있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그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지도의 한 곳을 짚었다. 바르샤와, 그 곳으로 보내 달라는 뜻이었다. 나는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나는 연료 보충을 위해 크라코에 착륙해야만 될 사정이었다. 어디건 비행장에 착륙하면 경찰이 검문을 할 것이므로 체포될 것이 분명하다고, 나는 그에게 경찰과 감옥 창살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리고 일단 폴란드 국경을 넘은 다음 적당한 초원지대에 내려 줄테니 당시 재주껏 목적지를 찾아가라고 말했다. 손짓과 표정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좁은 얼굴과 짙은 갈색 눈은 또 한번 나에게 감사의 마을을 표했다.
공항의 세관원과 이민국 관리들은 친구가 전송하러 나왔다는 설명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우리를 통과시켜 주었다. 우리는 서둘러 그 곳을 떠났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영공을 넘자 저 아래 하얗게 반짝이며 흐르는 비스툴라강이 가느다란 띠처럼 내려다보였고 그 옆으로 크라코의 시가지가 나타났다. 나는 비행기 속도를 줄이면서 시골 역 가까이 있는 삼림지대의 널직한 공지를 찾아 착륙했다. 지도를 꺼내 들고 나는 그에게 현재의 위치를 가르쳐 준다음 주머니를 털어 가지고 있던 돈의 대부분을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의 등을 두드려 주며 행운을 빌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재빨리 등을 돌려 숲속으로 사라져 갔다.
내가 태어난 폴란드에서는 지난번 전쟁(2차대전) 전까지도 종교적인 편견으로 인한 분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하였다. 특히 바르샤와에서의 반유태인 시위 운동은 극렬한 것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위 운동에 적극적이어서 시위가 벌어지면 소매를 걷어 붙이고 유태인 상점 문 앞에 돌을 쌓아 놓곤 하였다. 나는 당시 그러한 나의 행동에 대해서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그 후 내가 그리스도교의 계명인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깨닫기까지는 수개월에 걸친 고난과 박해 그리고 한 유태인의 도움을 필요로 해야 만 하였다. 바로 여기에 나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뒤 전쟁발발이 시간을 다투는 기정사실로 되었을 때, 나는 프랑스 리용에 있는 비행클럽이 교사직을 사임하고 나의 비행기를 조정하여 고국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했던 기관 고장으로 나는 중도에서 기수를 돌려 비엔나에 비상착륙 해야만 했다. 고장수리를 부탁하고 나는 그날 하루밤을 그곳에서 묵었다.
이튿날 아침 나는 호텔을 나와 그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갔다. 막 물건을 사려는 참인데 한 사내가 황급히 가게 안으로 뛰어 들었다. 마치 집어던지듯 거칠게 뛰어드는 그 사내에게 부딪쳐 나는 중심을 잃고 곧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몹시 화가 치민 나는 반사적으로 그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몸을 도사렸다. 주먹을 움켜쥐고 사내의 얼굴을 노려보는 순간 나는 사내의 공포에 질려 창백해진 표정을 보았다. 사내는 숨을 헐떡이며 황급히 나의 공격을 피하려고 몸을 우므리면서 ‘게슈타포, 게슈타포(독일 나찌의 비밀경찰)!’하고 정신없이 중얼거렸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로서도 그 순간 그 사내가 독일 비밀경찰에 쫓겨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만은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는 얼른 공격자세를 풀고 그를 감싸안 듯 해서 호텔 로비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헐떡거리는 그를 재촉해서 내방으로 들어가 침대 밑을 가리키며 드러누우라는 시늉을 해보였다. 내 말에 따라 침대 밑으로 들어가 누운 그의 말라빠진 몸에 나는 담요를 덮어준 다음 적당히 손질을 하여 침대가 비어 있는 것처럼 꾸며 놓았다. 그리고 나서 나는 윗도리를 벗고 와이셔츠 단추를 끄르고 넥타이를 풀렀다. 만일 게슈타포가 들이닥치어라도 방금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인 것처럼 위장을 한ㄴ 것이다. 예상대로 곧 여러명의 게슈타포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내가 제시한 여권을 세밀하게 조사한 뒤 도로 돌려주면서 무엇인가 높은 소리로 질문을 했다.
하고 내가 언젠가 외어두어 알고 있는 유일한 독일말로 대답하였다. 다행히 그들은 방을 수색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들의 발소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려 나는 문을 잠근다음 사내를 드씌운 그 담요를 벗겼다. 사내는 일어나사 떨리는 목소리로 무슨 말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독일어로 마구 주워섬겼다. 표정으로 보아 감사의 뜻을 표하려 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불현듯 안스러운 마음이 치밀었다.
나는 비행용 지도를 꺼내 들고 지도 가장자리에 그림을 그려가며 손짓말로 그의 의사를 타진해 보았다. 나는 지금 폴란드로 떠나려 하는데 내 비행기로 당신을 이 오스트리아에서 탈출시켜 줄 수도 있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그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지도의 한 곳을 짚었다. 바르샤와, 그 곳으로 보내 달라는 뜻이었다. 나는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나는 연료 보충을 위해 크라코에 착륙해야만 될 사정이었다. 어디건 비행장에 착륙하면 경찰이 검문을 할 것이므로 체포될 것이 분명하다고, 나는 그에게 경찰과 감옥 창살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리고 일단 폴란드 국경을 넘은 다음 적당한 초원지대에 내려 줄테니 당시 재주껏 목적지를 찾아가라고 말했다. 손짓과 표정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좁은 얼굴과 짙은 갈색 눈은 또 한번 나에게 감사의 마을을 표했다.
공항의 세관원과 이민국 관리들은 친구가 전송하러 나왔다는 설명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우리를 통과시켜 주었다. 우리는 서둘러 그 곳을 떠났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영공을 넘자 저 아래 하얗게 반짝이며 흐르는 비스툴라강이 가느다란 띠처럼 내려다보였고 그 옆으로 크라코의 시가지가 나타났다. 나는 비행기 속도를 줄이면서 시골 역 가까이 있는 삼림지대의 널직한 공지를 찾아 착륙했다. 지도를 꺼내 들고 나는 그에게 현재의 위치를 가르쳐 준다음 주머니를 털어 가지고 있던 돈의 대부분을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의 등을 두드려 주며 행운을 빌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재빨리 등을 돌려 숲속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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