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초등동창 이흥국님 카톡으로 ""아버지'""라는
자작글을 보내주어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좋은 추억의 시간 되시길 ....
우리의 세대는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고 ''아부지''라고 불렀다. 아버지는 항상 근엄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어린시절의 나는 아버지와 함께 살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야 아버지는 홀연단신 어머니에게로 돌아오셨다. 우리가족은 일년중에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날에만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나와 동생들은 아버지가 반가우면서도 쑥스러웠고 손님을 맞이하듯 대했다. 그렇지만 막연하게나마 생신날이 기다려졌고 구정, 추석명절에는 자꾸만 대문밖을 바라보기도 했다.
어느날, 막내동생은 나에게 물었다. 《형! 아부지한테 업어 달라고 해도 돼?》 지금도 그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다. 동네친구들을 보고 무척이나 부러웠나보다.
충격이었다!! 나는, 내마음과 달리 동생에게 말해 주었다. 《아부지한테 그러면 버릇없는 놈이 되는거야! 》 라고... 막내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버릇없는 놈이 아니라 나쁜놈이라고 했었어야 했나!?
지금의 막내는 가정적인 아빠가 됐다. 아버지 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나보다. 막내는 자식들과 친구처럼 소통한다. 내눈엔 신기하기까지 하다. 나는 엄해야만,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모처럼 아버지와 손잡고 걸은적이 있다. 모처럼이 아니고 단 한번이었다. 지금도 좁은 오솔길이 떠오른다. 발목까지 덮히는 풀길은 아버지가 걸으셨고 나는 가운데 땅길을 아버지 손에 매달려 나란히 걸었다. 두껍고 큰 손에서 끈적한 땀이 내손을 적셨다. 쥐었다 폈다를 반복할때마다 아팠지만 나는 참고 또 참았다. 아버지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좋았기 때문이다. 쥐었다 폈다를 왜 자꾸만 하셨을까?? <쥐었다 폈다!~~쥐었다 폈다!> 또 쥐고,,~~ 그것은 자식에게 미안하고 반복된 사랑의 표현이셨나보다. 나도 아버지가 되었을때 그때를 기억하고 자식들에게 써먹어 보았다.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내 자식들은 기억이나 할까??
나는, 아버지를 넘어서서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제는, 아버지의 진한사랑! 메마른 눈물로 확답한다.
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 다시 느끼고 싶다고... 아버지의 큰손 어루만지며 잃어버린 세월을 보상받고 싶다고...
보고싶습니다 아버지!! 2021. 3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써 보았습니다 ♡이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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