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등학교 동창 이흥국님이 "옛모습 외포리를 그리며..."라는 자작글을
카톡으로 주셔서 정리해 작은별밭 가족들과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노을을 머금은 파도는 서서히 어둠을 삼키고, 거센힘 얻어서 갯고랑을 타고 무섭게 질주한다.
저녁밥 지어놓고 굴뚝위에서 쉬려하던 새뽀얀 연기마져 데려가 버렸다.
배채운 파도는 선창에서 유유자작 머물고, 장발머리 청년들은 삼삼오오 모여든다. 한손에는 기타, 다른손에는 걸상을 들었다. 눈인사도 없이 마주도 보고 나란히도 앉았다. 제일먼저 나무걸상이 전주를 시작한다. ''삐그덕 빡빡~~ 삐그덕 빡빡~~~'' 이내 굴직한 목소리는 하나가 되어 어둠을 타고 동네를 돈다.
<세노야!~~~ 세에~~노오야~>
하는가 하면,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 <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속에 곱게접어 함께붙인 하얀~~손수건...> 눈물의 편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남녀간 사랑에대한 노래도 동참한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이야기다.
갑자기 수준높은 연주가 소금바람타고 간드러진다. Yester day, Dance with the guiter man, Hatali, Summer Time, Love is Blue, Oh Danny Boy, Shang hied, 그리고 엘리져를 위하여, 사랑의 로망스 2번까지 다양하다. 분위가가 죽이는지 죽는지는 모르지만 솜씨를 뽐낸다.
그중에 12줄 쌍줄기타는 탄력을 받아 더큰 굉음으로 리드해 간다. 서울간 순이를 부르는 절규이다.
바다가 좋아 떠날 수 없었던 노처녀 '옥자'와 '경자'는 온 마음이 선창에 있는데도 꽁꽁 숨기고 있다. 바다구경 가자는 눈치지만 어둡다는 핑개로 서로의 자존심을 지킨다. 파도에 밀리듯 건너온 돛단배는 온종일 파도와 싸웠지만 자장가 삼아 들어주고, 저만큼 고삐에 메인 작은배는 출렁이는 파도와 뽀뽀를 한다. 어느세 나와 파도는 춤추며 노래한다. ''찰싹~ 쏴아~~ 차알싹 ~~ 쏴아~~'' ㅡ''파도야~ 울지 말어라! 파도야~파도야 ! 춤을 추어라~숨을 쉬어라''
아! 마시고 싶다. 짭조롬한 고향의 냄새!
아! 그립고 그립다.
세월따라 도망가버린 고향의 옛모습!
순박했던 70년대 청년들은 지금도 노래 부르려나!!
2021. 3월의 밤에 《옛모습 외포리를 그리며... 》 ♡이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