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쓰지 않은 돼지고기 맛은 어떨까. 큰사람농장은 농장에서 기른 돼지를 직접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식당을 차렸다.좋은 환경에서 좋은 것을 먹고 자란 돼지이기때문에식당이름은‘웃는돼지’라고지었다.
“돼지고기를 못 드시는 분이 있었어요. 돼지고기만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소화를 제대로 못 시킨다고 했는데 저희 돼지고기는 먹어도 굉장히 편하다고 하셨죠.”
하지만 일반 돼지고기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항생제를 쓰지 않은 영향인 것 같다. 그럼에도 600g 기준으로 1만1000원 안팎에 판매되는 이 고기가 백화점에서 절찬 판매 중인 것은 좋은 고기, 안전한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와 비교하지 말라
흔히 배부른 돼지는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비교된다. 큰사람농장의 돼지는 웃는 돼지, 자연에 가까운‘루쏘’다.큰사람농장은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돼지를 브랜드화했다. 동암BT주식회사와 협력해‘루쏘’라는 브랜드를만들어현대백화점을비롯한 서울 유명백화점에납품하고있다. 라는이름은프랑스사상가루소의‘자연으로돌아가자’는의미를담은것이다.
유럽에서도 항생제 오남용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축산 선진국이 있는 유럽도 성장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사료 내의 항생제 사용을 점차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농축산물 수입 개방에 맞서 우리 축산물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사용하더라도 바르게 사용해야 국제 상거래 기준에 부합할 수 있고 세계 무대 진출도 꿈꿀 수 있겠죠.”
멀리 내다보는 큰사람농장은 지난 2004년 도드람양돈조합과 공동으로 충북농업기술원에서‘무항생제 돼지사육 성공보고대회’를개최해 국내외에 우리나라 양돈기술의 업그레이드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항생제 무투약
어렵지 않아축산계에서 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심각하게 지적돼 왔다. 각종 언론보도와 소비자 시민단체의 홍보로 인해 농민과 축산물의 안전성뿐 아니라 분뇨를 통해 토양과 하천이 오염된
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돼지 사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농가들이 아직도 많다. 이 대표는“항생제 무투약 사육법을 시작한 후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는 농가로부터 많은 항의와 비난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는 항생제 관련 표현에 신중함을 보였다. 일부 농가가 무항생제로 사육한다고 알려지면서 다른 농가들은 마치 항생제 덩어리인 돼지를 출하하는 것처럼 비춰져지나친 비판을 받기도 한다는 것. 이 대표는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농가들 나름대로 방침이 있는데 그것을 싸잡아 매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본인도 한때는‘항생제 신봉자’였다고 고백했다. 항생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어떤 항생제를 사용할 것인지 아예 스케줄을 정해 놓고 투여했다고. 하지만 막상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다 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는 것, 생각보다 좋은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아직도 항생제를 투약하지 않는 데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폐사율이 높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 대표는 오히려 자신 있게‘항생제를 쓸 때보다 더 건강하고 더잘 자란다’고 말한다.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비결이다. 미생물 배양시설로가장큰골칫거리인분뇨처리도깔끔하게할수있게됐다.
돼지가 설사를 일으켰을 때는 당장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제약회사로부터 어린아이용 정장제의 원재료를 구입해서 정장제 역할을 하는 부틸리레시드와 스프로게네스를 추출해 투여했다.
원산농장의 경우 자돈 전문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항생제 사용을 중지했다. 처음에는폐사율이 5% 정도로 높아졌으나 현재는 약 2% 정도에 불과하다. 160일령 이유두수 10두의수준이다. 큰사람농장은 월 평균 450~500두의 고정적인 출하량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고정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땅을 살리는 축산농가의 모임
비난하는 농가와 별개로 큰사람농장의 항생제 무투약 사육방법을 배우고 동참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큰사람농장은 항생제 무투약 사육을 위한 영농조합을 결성해 이끌고 있다. 이양희 대표가 다살림영농조합 법인 이사로 재직 중이다.충북 지역에는 도드람양돈조합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10개 농장이 이 사육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충북 지역 전체 농가중 25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출생부터
출하까지 전 단계에서 항생제를 쓰지 않는농가는 10개가 있고 나머지 15개 농가는이제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된 농가로 일부단계에서만 투약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른다. 내년이면 전 단계 무투약 농가가 25개
로늘게된다.
2004년 11월에는 다살림영농조합법인자체브랜드인‘자연N포크’를 출시하여 현재 뉴코아백화점 전점에 입점했다. 무공이네 농장, 이웃생협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다살림영농조합의 출하두수는 2005년 브랜드 제품으로 출하한 것이 8788두, 일반 제품으로 출하한 것이 9500두였다. 브랜드 제품과 일반 제품의 비율이 48대 52 정도였다.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의 석 달 동안에는 브랜드 제품으로 출하된 돼지가 2549두, 일반 제품으로 출하된 돼지가 1075두. 브랜드 제품의 비중이 70%로 급등했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돼지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지금도 축산 농가가 항생제를 쓰지 않고 기르는 방법을 보고 싶다며 종종 찾아온다. 속상한 것은‘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돈을 번다’고 생각해 전체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한두가지 방법만 보고 가서 대충 실시하는 경우다. 한두 가지 방법을 흉내내고 항생제는 여전히사용하면서 항생제를 쓰지 않고 사육한다고 홍보한다.
큰사람농장이 항생제를 쓰지 않는 돼지를 출하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인 것은 사실이다.백화점에서최고급돼지고기로팔리니돈이되는것이다. 하지만돈만보고할수있는일은아니다. 돈을 버는 것만 목적으로 한다면 항생제를 쓰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기 쉽고 기타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지나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큰사람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돈 때문에 하려는 거라면 시작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육자의 의지다. 이 대표는“돼지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가, 공생 하는 생명체로 보는가에 따라 사육법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선한 공기, 물, 사료, 이 세 가지만 갖춰도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농장에는 곳곳에 커다란 현수막을 걸어 놨어요.‘ 저희는 깨끗한 물과 사료를 좋아합니다’라고 써 붙였죠. 좀 유치하지만, 직원들이 돼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해 주기를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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