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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을 밝히는 등불(280)

한마음주인공 2008. 11. 11. 13:46
      옛날 공자설에 능통한 한 유학자가 회당선사에게 선(禪)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선사는 나즈막히 작은 소리로 대답하기를 "귀공께서, 나는 너희에게 아무것도 감추지 않노라고 하신 말씀이 곧 선(禪)을 감추지 않는 소리일세" "아~그 건 그런 뜻이 아니오라......." 하고 공자설을 피력하려 하자 선사는 재빨리 유학자의 입을 틀어막으며, "그런 구구한 설명 따윈 다 죽은 찌꺼기 말일 뿐이네" "................." "자~~ 나하고 산책이나 하러 갈까" 선사는 그를 데리고 뒷산으로 올라가니 마침 가을철이 라 목서(木犀)꽃이 온 계곡과 산을 황색으로 뒤덮고 있 었다. " 오~좋은 향내음이지?" "네 참으로 향기가 좋습니다." "보라! 저 목서꽃도 모든 것을 감추지 않고 있잖은가." "아~~" 유학자는 아~하고 크게 깨듣는다. * * * 본래부터 감추어져 있지 않은 본 성품을 무엇이 가려서 보지를 못하는가? 자기의 본 성품을 확철하게 견성하는 길은 번뇌망 상의 근원을 끊고 자신을 가리우고 있는 모 든 미망과 미혹을 적나라하게 홀랑 벗고 감 정과 의지를 융합시켜 일체를 바로 보고 바 로 맛보는 것이며, 다만 문자나 언어가 아닌 행위로서 삶의 중심사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소리도 다 부질없는 옛귀신들의 곡조일 뿐이네... 청산첩첩 높고 낮은 푸른산은 조금도 감추지 않고 여여한데 기암은 묵묵히 물속에서 웃고 흰구름은 말없이 내를 건너네
출처 : 마음에 등불
글쓴이 : 曉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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