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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178) 주유의 속셈
"도독 ! 대 도독 !"
노숙은 주유를 향해 달려오며 소리쳤다. 그리하여 주유의 앞에 이르자,
"내 평생 이렇게 기쁜 날이 없었소이다! 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내어 웃으며 마치 어린아이가 기뻐 날 뛰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것이었다.
주유가 이런 노숙을 보고,
"내가 선생이 이렇게 기뻐하는 것은 처음 보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노숙은,
"기쁘다마다요 ! 내 오늘 주공을 다시 보았소이다. 말씀 몇 마디로 강동의 문무백관들을 한데로 모아, 조조에게 대항하도록 만들지 않았소? 하하하 !..."
주유는 그 말을 듣고,
"주공이야 원래 대단한 분이고, 결과가 이리 된 것도 당연하오. 허나, 유비쪽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소."
하고, 난데없이 의심 어린 소리를 한다. 그러자 기뻐만 하던 노숙이 정색을 하며,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오 ?"
하고, 주유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공명을 데려오고, 가장 먼저 연합을 주장한 사람이 자경(노숙의 字) 아니십니까 ? 물론 저도 연합은 찬성합니다. 전쟁으로 결정 되었으니, 이제 곧 연합이 시작되겠지요. 지금부터 관건은 연합은 하되, 누가 누구의 손을 잡아, 누구의 병사를 사용하는지 하는 거요."
주유는 장수답게 현실적인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아 ?..."
하고, 노숙이 말문을 열려고 하자, 주유는 손을 들어 막는다.
"잠깐 ...내 말을 끝까지 들으시오."
주유는 이렇게 노숙의 말을 막아놓고 나서,
"다시 말해, 손유 동맹에서 누가 주인이냐, 하는 거죠."
하고,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노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옳은 말입니다. 그야 당연히 우리가 주인이 되야죠."
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러나 주유는,
"공명의 생각은 다를 겁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겠죠. 강동이 이기면 기회를 보아, 형주를 취하고, 조조가 이기면 혼란한 틈을 이용해서 강동을 취하려 할 거요."
주유의 분석은 날카로웠다. 그리하여 노숙은 할 말을 잃고 잠시 생각하는데, 주유의 말이 이어진다.
"선생, 어찌생각 하시오 ?"
노숙은 주유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인 후,
"핵심을 지르는 예리한 분석입니다. "
하고, 대답하니, 주유는,
"공명은 특별히 비범한 자요. 강동에 걱정거리가 될 거요. 허니, 그를 죽여서 후환을 없애야 되겠소."
하고, 뜻하지 않는 소리를 내뱉는 것이었다. 그러자 노숙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안됩니다, 도독 ! 절대 안 됩니다. 연합은 시작도 안 했는데 전쟁을 코앞에 두고 우리편이 될 사람을 죽이다니요 !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유비군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텐데 , 어찌 귀중한 수족을 잘라내는 짓을 하려는 겁니까 ? 공명을 죽이는 것은 절대 안됩니다 ! "
노숙의 말은 그야말로 격앙되기 까지 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손을 들어 노숙을 제지하면서,
"아 !... 진정하시오. 선생께서 안된다 하시니 그럼, 잠시 살려두죠 뭐, "
하고, 선심을 쓰듯이 대꾸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노숙은 천천히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날, 놀리시려고 그런게로군..."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주유는 역시 냉철한 소리를 내뱉는다.
"공명을 지금 당장 죽이진 않겠지만, 후환이 되도록 그냥 둘 수는 없소. 그러나 선생 ! 공명을 설득해서 우리 주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보시오."
하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노숙은 그 말을 듣고, 난감하였다. 그리하여 한참 말이 없다가,
"장군 !... 대도독 !..."
노숙은 주유를 불러놓고 나서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다음 말을 선뜻 꺼내 놓질 못한다. 그러다가,
"그건 어려운 일이오. 어려워요 불가능에 가깝지요."
하면서 자신없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어렵다는 걸 압니다. 허나, 선생은 공명 못지 않게 지략이 뛰어나지 않소 ? 내가 선생에게 처음 내리는 임무이니, 어렵더라도 성사될 수 있도록 힘을 써보시오. " 하고, 말한다. 노숙은 좋은 생각과 대답이 나오지 않아 눈을 깜빡이며 생각을 해 보다가,
"공명이 내 말은 절대 듣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제갈근이 그의 형이니, 그에게 공명을 설득하게 해 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비로소 주유는 미소를 띠며 말한다.
"음 ! 기대하겠소."
제갈근은 주유의 밀명을 받고, 강동을 떠날 짐을 꾸리고 있는 객사로 공명을 부르며 들어섰다.
"아우 ! 이보게 아우 ! .."
그러자 한참 강동을 떠날 짐을 꾸리고 있던 공명이 제갈근을 알아보고,
"아, 형님 ! 그러잖아도 찾아 뵈오려고 하였는데..."
하고, 반갑게 맞이하였다. "요 며칠 아우도 바빴겠지만, 나도 전쟁을 할 것인가 물어오는 관리들 때문에 바빴었다네, 이제 손권 장군과 유비가 서로 손을 잡아, 우리 형제의 주공들이 동맹을 맺었으니, 안심하고 찾아온 것이네. 내 입장이 그랬으니, 아우가 이해해 주게."
제갈근이 이렇게 말하자, 공명은,
"옳바른 처신이셨습니다. 당연히 공무가 우선이지요. 제가 형님의 입장이었어도 아마, 그리했을 것입니다. 자, 앉으시죠."
하고, 제갈근에게 앉을 것을 권하고, 이어서 시종에게 차를 내오라고 명하였다.
곧이어 차가 나오고, 공명이 짐을 꾸리던 것을 보았던 제갈근이 묻는다.
"뭔가 ? 돌아가려고 하는가 ?"
"연합을 결성했으니 저도 이젠 강하로 돌아가려 했는데, 조금 전 하구로 같이 가자는 대도독의 명을 받았습니다. "
공명이 이렇게 대답하자, 제갈근이 찻잔을 내려 놓으며 말한다.
"이보게 아우, 우리 형제가 서로 다른 주인을 섬기다 보니, 그동안은 먼 곳에 있어 만나기도 어려웠지. 그래서 생각해봤네. 우리 형제가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이네."
"형님 말씀이 옳으십니다. 주나라 현자(賢者)인 백이(伯吏)와 숙제(叔齊)는 서로 왕위를 양보하면서 헤어지지 않고 늘 함께 했고, 마지막에는 수양산(首陽山)에서 함께 굶어 죽었으니, 사람들로 부터 귀감이 되었지요.... 형님 !"
공명은 이쯤 말하고 제갈근을 은근한 어조로 불렀다. 그러자 제갈근은 공명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한다.
"응 ?"
"저희 주공께선 황실의 후손이자, 천자의 황숙으로 황실의 재건을 위해 애쓰고 계시니, 곧 대업을 이루실 겁니다. 제가, 형님께 감히 청하옵건데, 유황숙께 오십시오. 형님의 재능에다, 이 아우가 적극 천거한다면 한실의 위업에 공을 세우실 수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 형제도 함께 있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겠습니까 ? "
제갈근은 주유의 밀명을 받고, 아우인 제갈양을 손권에게 귀의하도록 설득하러 왔다가, 공명에게 거꾸로 설득 당하게 생겼다. 그러자 제갈근은 허탈한 속마음을 감추려고 웃음을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
공명도 제갈근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마주 대하자 제갈근이 난처한 속마음을 감추며,
"그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세, 자 들지 !"
하고, 말하며 찻잔을 들었다.
"네, 드십시오."
다음날 아침, 삼강 하구로 출정하는 주유의 앞에 제갈근이 나타났다. 그리하여 주유에게,
"대도독, 송구스럽습니다. 공명 설득 껀은 말 한 마디도 못 꺼내고, 오히려 한방 맞았습니다."
하고, 보고하였다. 그러자 주유가,
"어 ? 어떻게 그리되었소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제갈근은,
"공명을 강동으로 회유하기 위해서 형제애로 호소했지만, 오히려 공명이 주나라 시대의 현자인 백이와 숙제를 거론하며, 오히려 저에게 유비에 의탁하라 하더군요. 상황이 그렇게 되어버리니 소생은 말도 못 꺼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그럼, 선생 생각은 어떻소 ? 공명의 말대로 유비에게 가실 생각이오 ?"
하고, 묻는다. 그러자 제갈근은 펄쩍 뛰면서,
"대도독, 하해와 같은 주공의 은혜에 목숨바쳐 보답을 못할 망정, 어찌 제가 주공의 은총을 저버리고 딴 마음을 먹겠습니까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하하하하 ! 내가 그저 한마디 희롱을 해 봤을 뿐이오."
하고, 농담으로 돌려 버리고 이내 전군에 출동령을 내렸다.
주유는 한당, 황개로 하여금 선봉장으로 삼아 삼강구(三江口)로 진군하게 하고, 장흠, 주태로 제 이군을 삼고, 능통, 반장으로 제삼군을 삼고, 태사자,여몽을 제사군으로 삼고, 육손, 동습을 제오군으로 삼고,여범, 주치로 사방순경사(四方巡警使)로 삼아서 수륙방면으로 총동원의 장도에 올랐다.
오나라의 대군이 원정의 길에 오르자, 공명도 그들의 뒤를 따라 출정하였다.
그러나 주유는 공명과 함께 출정하면서도 그를 죽이려는 생각은 조금도 변치 않았다. 그리하여 삼강구에 진을 치고 머물게 되자, 주유는 사람을 보내 공명을 만나자고 청하였다. 어떡하든지 공명을 죽이고야 말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묘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유가 진중에서 만나기를 청하자 공명은 즉시 달려왔다. 공명은 주유가 자기를 죽이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한 수 더 떠서 지체없이 달려온 것이었다.
주유는 공명을 만나자,
"선생, 적에 대처할 책략을 내려주시오."
하고, 물었다. 그러자 공명은,
"별 말씀을요. 대도독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공명에게 자리에 앉기를 권했고, 자리에 앉자 주유가,
"과거 조조와 원소의 관도대전 (官渡大戰) 당시, 조조가 10 만 밖에 되지않는 병사로 6,70 만이나 되는 원소군을 맞아,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승할 수 있었던 원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생각하시오 ?"
하고, 물었다. 공명은 주저없이,
"관건은 조조가 오소를 기습하여 원소군의 군량을 불태우고 보급로를 차단한 것이지요. 그로 인해 원소군은 군량은 물론이고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 물자가 모두 불타버리는 바람에 원소군은 큰 혼란에 빠지고 수습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지요."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소, 군량은 대군의 명(命)줄이오. 현재 조조군은 83만, 아군은 고작 5만이오. 숫적 열세를 극복하려면 보급로를 끊어야 하오. 백방으로 염탐해 본 결과, 적의 군량고가 취철산(聚鐵山)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소. 취철산으로 말하면 선생이 어렸을 때 사시던 형주 땅이니, 선생은 그 곳 지리를 잘 아실 것이오. 그러니 선생이 관우, 장비, 조자룡을 인솔해서 그곳을 기습해서 조조군의 군량과 무기를 모조리 태워버리시오. 아, 그리고 나는 철기(鐵騎) 이천을 지원해 주겠소. 성공한다면 조조 제거에 일등 공신이 되는 것이오."
주유는 선심 쓰듯이 말했지만, 사실은 군령이었다. 전쟁터에서 군령은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주유는 물론이고 공명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러기에 공명은 주유가 적의 손을 빌려 자기를 죽이려는 술책을 쓰고 있음을 즉시 깨달았지만, 나중에 대책을 따로 강구하더라도 우선은 승낙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군령을 접수하는 자세로,
"대도독의 명을 어찌 거스르겠습니까. 그러면 제가 그 임무를 맡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고야 말았다.
"하시겠소 ?"
"물론이지요 ! 세 장군에게 기별을 보내, 출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지금 즉시 기별을 보내시오. 연합군의 서전(序戰)을 승리로 장식합시다. "
"염려마십시오. 서전은 필히 승리할 겁니다."
"좋소 ! 기대하겠소."
공명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주유의 술책임을 알면서도, 쾌히 승낙하고 주유의 군막을 나왔다.
공명이 주유의 군막에서 나오는 순간, 주유를 찾아오는 노숙과 마주쳤다.
그러나 공명은 노숙을 본체 만체로 지나쳤다. 이를 이상히 여긴 노숙이 주유를 보자, 방금 지나친 공명의 뒷모습을 돌아보며 물었다.
"도독,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방금 공명이 왜 황급히 나가는 것이오 ?"
그러나 주유는 그 대답에 앞서, 노숙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노숙도 자리에 앉아야만 주유의 대답을 들을 것 같아 두말 않고 자리에 앉아 주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주유가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솔직히 털어놓겠소. 오늘, 내일 사이에 공명이 죽을 것이오."
"죽다뇨 ?"
노숙은 화들짝 놀라며 반문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공명에게 조조군 군량고가 있는 취철산을 기습하라고 하였소. 이것은 조조 손을 빌려 공명을 죽이겠다는 것인데, 아무런 의심도 없이 명에 따르겠다고 하니, 하하하! 공명은 이제, 죽은 것과 다름없소."
하고, 웃으며 대답한다. 그 말을 듣고, 노숙이 어안 벙벙하고 있는데 주유의 말이 이어진다.
"아, 자경! 잠시후, 공명이 언제 출발하는지 알아 오시오."
"알겠습니다."
노숙은 대도독의 군령을 받고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후, 노숙은 공명을 찾아가 보았다.
공명은 주유의 흉계를 아는지 모른지, 노숙이 들어오면서 보니 군사를 출동시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노숙은 공명을 만나자,
"뭐가 이리 바쁘신가요 ?"
하고, 물었다. 그러자 공명은 노숙을 자리로 안내하면서,
"조조의 군량고를 기습하려면 군마(軍馬)를 비롯해, 병사들을 점검해 놔야 할 게아니오 ?"
하고, 곧 전선으로 달려갈 것 처럼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노숙은 주유가 무리한 군령을 내렸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공명에게 묻는다.
"선생은 이번 조조의 군량고 기습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시오 ?"
"저는 공명이고 호(呼)는 와룡(臥龍)이니, 주공근(周公瑾: 주유의 字)과는 다르지요 "
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노숙은,
"선생이 공근과 다르다는 것은 무엇을 말씀하시는거요 ?"
공명은 그 말을 듣고 지체없이 대답한다.
"나는 수전(水戰), 보전(步戰), 마전(馬戰), 차전(車戰), 야전(野戰)에 능할 뿐만 아니라, 깊이 또한 심오하오. 그러니 자경(노숙의 字) 선생이나 주유 장군처럼 한 가지에만 능통한 분들과는 비할 바가 아니오."
"어찌하여 우리 두 사람을 한가지에만 능하다고 하십니까 ?"
노숙은 공명의 일방적인 평가에 다소간의 섭섭함을 감추고 물었다.
"이곳 강동 사람들이 자랑삼아 말하기를, 육전(陸戰)에는 노숙, 수전(水戰)에는 주유라고 말하더군요. 실례의 말씀이지만, 적어도 명장이 되려면 수륙(水陸) 어느 싸움에나 능통해야 할 것이오."
"선생답지 않게 무슨 그런 호언장담을 하십니까 ?"
"생각해 보시오. 주유 장군이 만약 육전에 정통하다면, 철기군 이천을 가지고 취철산의 적의 군량고를 기습하라는 명령은 내리지 않았을 것이오. 그러니 만약 내가 이번 싸움에 나가 죽는다면, 주유 장군은 육전을 모르는 우장(愚將)이라는 소리가 천하에 널리 퍼질 것이오."
노숙이 그 말을 듣고 급히 돌아가, 주유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주유는 그 보고를 받고 발끈 노한다.
"뭐요? 나를 육전을 모르는 우장이라고? 건방진 놈 ! ..전하시오! 이번 조조군 군량고 야습은 손 떼라고 ! 내가 만명의 군사를 이끌고 친히 공격할 것이오 ! 어디, 못 해 내나 보시오 !"
"알겠습니다."
노숙은 주유의 명령에 토를 달지 아니하고 선듯 대답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주유는 불세출의 재능을 가진 당대의 영웅이나, 자만심이 극도로 높아 천하를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고, 자신보다 강한 자를 두고 보지 못 하는 성격을 가진데다가, 결정의 단안이 몹시 급하여 수하(手下)사람들을 몹시 곤혹스럽게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노숙이 다시 공명에게 달려가 주유의 말을 전하니, 공명이 웃으며 말한다.
"주공근(주유의 字)이 나더러 조조의 군량고를 기습하라고 한 것은 조조의 손을 빌려 나를 죽이려 한 것이기에 내가 한번 큰소리를 쳐본 것이오. 조조가 얼마나 지혜가 많은 사람인데 자기 군량고를 호락호락하게 놔뒀을 리가 있겠소 ? 더구나 보급로를 끊는 것이 조조의 핵심 전략이오.그러니 자신의 군량고에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았겠소 ? 그런 까닭에 주공근이 일만의 병사를 데리고 가더라도 쉽게 공격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적의 함정에 빠져, 그곳에서 패하거나 다치기라도 한다면 오국(吳國)을 위해서나 유 예주를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 될 것이오. 그러니 적의 군량고를 기습할 생각은 포기하고, 우선 수전으로 먼저 적의 예기(銳氣)를 꺾어 놓아야 할 것이오. 선생은 지금 돌아가셔서 주유 장군에게 그뜻을 전해 주시오."
"공근에게 꼭 전하도록 하겠소, 선생, 질문이 있으니 아무 숨김 없이 대답해 주시오."
노숙은 공명의 예지력에 감탄하며 말했다.
"해 보시오."
"내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강동 사람들의 전하는 말로 공근을 격노시키지 않았다면, 공근은 틀림없이 선생을 조조의 군량고로 보냈을 것인데, 선생은 과연 명에 따라 가실 생각이셨소 ?"
"명을 받았으니, 갔겠지요. 대도독의 명을 제가 어찌 거역하겠소 ? 항명 한다면 골치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겠소 ? 동오의 칠금령 오십 참법(七禁令 五十 斬法 : 일곱 가지 금 법과 오십개에 이르는 참살 법)이 버티고 있으니, 명에 따를 수 밖에요. 허나, 공근이 내게 이천의 철기를 내 준다고 했으니, 제가 취철산에 도착하면 먼 발치의 산위에 올라가, 동오의 철기군을 선봉에 내세우면 , 아마 반 이상은 전사를 할 테고, 결국에는 패잔병 수 십명을 이끌고 처참한 몰골로 돌아와서, 대도독께 죄를 청하겠지요. "
공명은 노숙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느닷없는 질문을 던진 노숙도, 공명으로 부터 가상의 결과를 듣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호탕하게 웃어졌혔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
한바탕 웃고난 노숙이 공명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약았어, 정말 약았어 !..."
하고, 말하며 부럼반 시샘반으로 웃으며 말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대도독이 나를 궁지에 몰아 넣다 보니 그런거요... 자경, 한 마디만 묻겠소. 내가 주공근이 육전에는 약하다고 조롱할 때, 어떤 의도로 그러는 지 눈치 채지 못 하셨소 ?"
공명이 노숙에게 이렇게 묻자, 노숙은 겸연쩍은 웃음을 웃어 보이며 찻잔을 공명에게 들어 보인다.
그리고 찻잔을 내려다 보며,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으며, 자신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공명의 계략에 감탄하였다.
노숙이 주유에게 돌아와 공명을 만나고 온 내용을 보고하자 주유는,
"자경, 놈의 식견은 나의 열 배요. 강동의 후환으로 남겨두느니, 차라리 이번에 없애버려야 하겠소 !"
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노숙이,
"대도독, 결전을 눈 앞에 둔 상황이니, 공명을 죽이더라도 조조를 함께 깨쳐 부수고 나서 죽이시지요. 그래도 늦지는 않습니다."
하고, 주유의 결단을 말렸다. 그러자 주유는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논의하고 있을 때, 장군 여몽이 들어와,
"아뢰옵니다. 조조군의 전함이 삼강구에 도착해 포진을 펼쳤습니다."
하고, 아뢰는 것이다. 그러자 주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전함의 규모는 ?"
"강을 덮을 듯이 끝이 안 보입니다."
노숙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주유는 여몽에게 명한다.
"쾌속선 열 척에 궁수들을 배치해라. 내가 간다 !"
그러자 노숙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유의 앞으로 달려간다.
"대도독 ! 그건 위험하오. 강 위에서는 육지와 달라, 십 리밖도 훤히 볼 수가 있소. 대도독의 전함이 나타나는 순간, 조조군이 삼십 리 밖에서 바라볼 것이오. 삼군 통솔자가 경솔히 움직여서는 안 되오."
하고, 진언을 하였다. 그러나 주유는,
"조조의 전함들은 새로 건조한 데다가, 아군과는 첫 교전이오. 그러니 내 눈으로 그들을 보지 않고 어찌 상대하겠소 ? "
주유는 노숙에게 이렇게 말해 두고 여몽을 바라보며 묻는다.
"말해 보게, 조조군이 나를 발견한다면 어찌 나오겠나 ?"
"전함을 보내어 추격을 하겠지요."
여몽이 이렇게 대답하자, 주유는,
"맞아 ! 추격을 당해 보지 않고, 적함의 속도가 어느 만큼 빠른지, 어찌 알 것이며, 적군의 수상 전술과 적군의 궁노를 비롯한 화기 전술이 어떤지, 어찌 알아 낼 수가 있겠는가 ? 그러니 추격을 해 온다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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