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허공엔
주먹이나 비행기와 새들 같은 온갖 것이 다 들어갑니다.
새삼스럽게 알려 줄 필요도 없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허공에도
수없이 많은 공기 알갱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 공기 알갱이들 또한
여러 가지 작은 물질들의 모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작은 알갱이들만을 따로 뭉쳐내고 나면
허공에 손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듯
물질의 속에도 공간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물질 속에 들어 있는 이 공간을 빼어버리면
알갱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다고 합니다.
50억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도
알갱이만 모으면 축구 공하나의 크기도 못되는 작은 것이라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남이니 북이니, 기독교니 불교니,
남자니 여자니, 경상도니 전라도니
나누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짓입니다.
구멍 하나 없는 나무토막에 못이 박히는 것은
그 안에 틈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틈이 없다면 아무리 단단한 못이라고 해도
절대로 나무사이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강철을
무르디 무른 물이 헤집고 들어가
매끈하게 잘라 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기계를 공부하거나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공작기계 중에서 가장 날이 잘 드는 기계의 칼날이
바로 물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칼은 강철을 비집고 들어가
톱밥도 없이 매끈하게 잘라냅니다.
물칼이 강철을 잘라낼 수 있는 것도
역시 틈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들어 올 수 있는 마음의 틈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남자나 여자 ,
그리고 이웃나라 사람들이 평화를 이루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도 틈이 있어야 합니다.
물꼬를 터 주어야 논으로 물이 흘러들어가 곡식을 자라게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중생의 마음을 비옥하게 하듯이
마음의 틈을 마련해 두면
서로의 얼굴에 미소를 만들 수 있는
이해와 사랑이 싹트게 됩니다.
- 온누리 스님 법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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