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인 김광현님이 카톡으로 &&& 밀린 월세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첨부 정리 작은별밭과 함께 합니다
밀린 월세
오늘도 주인집 불이 꺼지는 것을 본 후에야 집으로 들어갑니다. 월세를 못 낸지 벌써 두 달째...
4년간 이 집에 살면서 단 한 번도 월세를 밀려본 적이 없었는데, 실직은 저를 이렇게도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달 전 일하던 동물병원 원장님이 어느날 저를 불렀습니다.
"미안한데 말이야. 여기서 일하기엔 나이가 좀..."
서비스 업종에 일하려면 친절함이 우선이지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 틀렸나 봅니다. 어떤 직장에선 다른 어떤 조건보다 젊고 예쁜 여성이 채용의 기준인가 봅니다.
그 동안 월급도 많지 않았고, 한 달 벌어 한 달을 겨우 살았기 때문에 실직 후 월세는 커녕 당장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눈물을 흘리는 것 조차도 사치였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는 걸로 알고 계신 부모님께 손을 벌려 실망시켜 드리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두 달째 집주인을 피해 도둑고양이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겨우 아르바이트를 구했지만, 월급을 받으려면 한 달이나 남았으니 이 짓을 한 달은 더해야 하는데 어떤 집주인이 가만히 있을까 싶었습니다.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없는 척 하기엔 이미 늦었고, 전 조심스레 문을 열었습니다. 역시나 집주인 어르신이었습니다.
"불이 켜져 있길래 왔어요."
잔뜩 긴장해서 어르신 앞에 서있는데 손에 들린 김치를 내미셨습니다.
"반찬이 좀 남았길래 가져왔어요."
제가 오해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러워 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오히려 민망했습니다. 그제서야 그 동안의 사정을 말씀드리고 고개숙여 진심을 담아 사과드렸습니다.
"그런 것 같았어. 요즘 집에 계속 있길래 뭔 일이 생겼구나 했거든. 걱정 말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월세 한 번 안 밀렸는데 내가 그렇게 박한 사람은 아니라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런 어르신 덕분일까요? 전 직장보다 좋은 조건의 직장을 구해서 지금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월세도 꼬박꼬박 잘내고 있습니다. 그 어르신의 그 따뜻한 마음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가 귀해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어린이날입니다. 또한 기쁘고 행복한 주일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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