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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한마음주인공 2024. 7. 3. 10:07

오늘 지인 유군상님이 카톡으로   &&&  청포도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첨부 정리 작은별밭과 함께 합니다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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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고향 마을에는 7월이면 청포도가 익어가나 보다.
청포도에는 마을의 과거가 묻혀있고 꿈꾸는 미래가 알알이 박혀있단다.​

어느 고장이든지 그 고장 나름의 개성적 전설이 있기 마련이다.
청포도는 고장의 자연, 동네 사람들의 흔적, 그 고장의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품고서 자라왔을 것이다.

시인의 고장에서 익어가는 청포도에는 하늘의 꿈꾸는 미래가 알알이 박혀있단다.​

꿈꾸는 미래 중에 청포를 입은 손님이 오기를 바람이 있다.
그 손님은 바다 건너 먼 타향에서 고생을 참 많이 한 사람인가 보다.

손님이 시인의 고장에 찾아오면 두 손이 적셔질 정도로 그와 함께 청포도를 떠먹기를 고대하고 있다.
손님을 맞이할 준비로 은쟁반에 하얀 모시 수건을 놓으라 한다.

은쟁반에 담은 청포도를 두 손이 적실 정도로 먹다가 하얀 모시 수건으로 손을 닦는 모습이 그려진다.​

시인은 왜 청포도에 고장의 전설이 묻혀있음을 나타냈을까?
전설이라는 것이 힘든 과거를 의미하는 것 같다.

시인의 고장이 험한 지난날들을 보냈는데 꿈에 그리던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겠는가를 간절히 표현한 것 같다.​

은쟁반에 하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둔다는 시인의 마음은 그래도 미래지향적이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시인의 꿋꿋한 희망적 참을성이 새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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