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는 지금 그야말로 감꽃 세상입니다.
제가 청도에 살게 된지 어~언 6년째인데,
그 기간동안 올해가 감나무 단풍이 가장 붉게
물든 해입니다.
본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나무와의 아쉬운 이별을 한
곱디 고운 감나무 잎을 주워들고 돌아오다
동쪽의 빛나는 햇살에 비우어 보고 감탄을 했습니다.
사람의 몸 속 곳곳에 퍼져있는 실핏줄처럼
저 나뭇잎도 그러하군요. 사람은 자연을 닮았습니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니 하나 둘 감나무잎은
나무와 이별을 하고 감만이 나무에 주렁 주렁 매달려
흡사 꽃처럼 보입니다. 정말 아름답답니다.
옆동네 두곡리인데 절골가는 길입니다.
옆동네에 살고 계신 스님께서 몸이 좀 불편하시다 하여
들려보러 간 길에 감꽃구경을 하였습니다.
불긋 불긋 모두 감나무입니다.
기계를 이용해 저 농부께선 힘들게 벼를
베실 텐데 보여지는 풍경은 그저 여유롭고
정겨워 보였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왜 감이 따지 않는 거죠?'
감을 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손이 없어 못 따는
것입니다. 한 집에 식구가 많아야 노할머니와 아들부부,
아님 노부부, 그도 아니면 홀로 된 할머니나 할아버지.
주말에 자손들이 와서 감을 따 준대도 한계가 있고...
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감나무의 감꽃은 농부의
심신을 지치게 하고 애처롭게 합니다.
감나무 단풍 정말 붉게 물들어 빨간 물감을 칠해 놓은 듯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