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용하야, 잘 지내고 있느냐. 오랜만에 꺼내든 이 시를 보니 우리가 해치운 술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나를 기절시키려 하는구나. 그래, 그때 우리는 확실히 전화보다 예감을 더 믿었다. 너는 그때 종종 비둘기가 창가에 찾아오곤 하던 독립문의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 우리는 염치없이 자고 있는 네 동생을 몰라라 하고 날이 샐 때까지 술을 마셨다. 지금에야 네 동생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구나.
휴대전화가 없었던 그 시절 통화하려면 집 아니면 회사전화였다. 무심코 네가 일하는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네가 한 번에 받았지. 남이 받아 넘겨 줄 때가 많았지만 네가 직접 받는 경우도 없지 않았기에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너는 깜짝 놀라더구나. 나중에야 알았지만 너는 월차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었던 거야. 내가 너의 회사 전화인 줄 알고 걸었던 그 번호가 사실은 집 전화였던 거지. 한두 번 걸었던 번호도 아닌 그 두 번호가 교묘하게 엇갈려 어쩔 수 없이 통화가 됐던 우연을 두고 우리는 신기해했다.
|
함성호 시인
출처 : 철원사랑야생화사랑
글쓴이 : 칼빈코스트너 원글보기
메모 :
'좋은글,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홀연히 생각하니 도무지 꿈속이로다 (0) | 2008.11.24 |
---|---|
[스크랩] 파랑새가 있는 여심 - 김길상의 작품 세계 (0) | 2008.11.21 |
[스크랩] 도연 度淵스님의 세상사는 이야기.-자동차 사고 이야기. (0) | 2008.11.13 |
[스크랩] 우리나라 태극기의 올바른 이해 (0) | 2008.11.12 |
[스크랩] 아침형 인간이 되는 9가지 비결 (0) | 2008.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