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순영님이 카토긍로 &&& 술항아리에 길게 목을 넣고 술을 떠내며 생각한다 &&&라는
글을 주셔서 사진첨부 정리 작은별밭과 함께 합니다
술항아리에 길게 목을 넣고 술을 떠내며 생각한다
그 안은 비좁고 어둡지만
나는 술을 모르고 술은 나를 본체 만체한다
어머니는 뒷모습을 고스란히 술항아리에 쏟아 넣으셨다
한쪽 벽에는 술 취한 채 그려진 아버지 초상화가 있다
백양나무 잎맥이 쪼그라드는 오후
술은 나로부터 자유로와 허청허청 내달린다
이런 것들 상관관계가 없으면
인생은 한없이 허허로울 판이다
술항아리에 목을 넣고 술을 떠내며 말한다
어제 떠낸 술자리가 전혀 비지 않고 채워져 있구나 하고
아무리 퍼내도 술은 쪼그라들지 않는다
가난한 길거리에 앉아 궐련으로 세월을 태우던 아버지는
두툼하고 너덜대는 국어사전을 닮더니
술항아리 입구를 닫고 세상 바깥으로 삐죽히 나가셨다
철 지난 가슴에선 아버지 마지막 옷 한 벌을 태운다
어느 누구도 토닥토닥 도닥이지 않는 당신의 무덤
세월 부글부글 끓여 익혀낸 술항아리 뒤꿈치가
내 방 벽에 걸린 풍경화 속에서 보시락 거리며
세월에 취해 비틀거리다 바깥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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