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교동창 이재혁님으로 부터 카톡으로 &&& 삼국지(三國志) (162) 이고초려(二顧草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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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162) 이고초려(二顧草廬)
그로부터 수일 후,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융중으로 사람을 보내어
알아 보니 마침 공명이 집에 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유비가 곧 두 아우를 데리고 다시 공명을 찾아가려고 하자,
"그까짓 산골 유생을 무얼 형님이 두 번씩이나 몸소 찾아간단 말이오. 아닌말로 신야 성주가 다녀갔다는 소리를 들으면 제발로 찾아올 것이지, 건방지게시리..그럴게 아니라 군사를 보내서 잡아옵시다."
장비가 볼멘소리를 한다.
"공명 선생은 당대의 현인인데, 그런 분을 어떻게 그렇게 모셔온단 말인가 ? 그런 대현인을 모셔오려면 우리 형제의 지극함을 보여야 하는 것이네. 셋째가 불만이 많은 모양인데 삼가하게, 이심(二心)은 전심(傳心)되는 법이니... 정 불편하면 여기 남아 있게, 둘째와 다녀올 것이니."
유비가 장비를 꾸짖으며 말하자, 장비가 계면쩍은 웃음을 웃으며,
"헤헤헤... 형님이 공연히 먼 길 다녀오느라고 고생하시니 그러지요."
하고, 계면쩍어 한다. 그러자 유비는,
"고생이랄게 없네, 나는 다녀올 테니 여기있으라니까."
하고, 장비를 떼어 놓고 다녀올 소리를 하였다. 그러자 장비는,
"술과 고기를 가져간다면 군소리 없이 따라갑지요."
하고, 말한다. 그러자 유비가 다소간 샐쭉한 어조로 말한다.
"에구, 가져가게 가져가 !"
"헤헤헤 !..."
때는 깊어가는 겨울이었다.
세 사람이 융중에 도착하니, 때마침 천지에는 눈이 하얗게 뒤덮였는데 바람조차 세차다.
말을 끌고 산길로 한참을 걷던 유비가 문득 발을 멈추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고,
"천하의 절경일세,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같네."
하고, 감탄하였다.
이렇게 삼 형제는 눈에 파묻힌 산속을 헤치고 공명의 초당을 찾아갔다.
그리하여 마침 안으로 들어가는 미소년을 발견한 유비가 그를 불러 세워,
"이보게, 오늘은 제갈 선생께서 계신가 ?"
하고, 물으니, 미소년은,
"아, 유장군 오셨습니까 ? 제갈 선생께서는 어제 밤에 오셔서 지금은 책을 읽고 계십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들어가십시오."
하고, 안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응, 고맙네."
유비는 옷매무새를 고치고 기쁜 걸음으로 소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앞에 이르니 안에서는 책을 읽는 소리가 들려 온다.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아니하고, 선비는 참 주인이 아니고서는 섬기지 않는도다.
초야에 묻혀 몸소 밭을 갈아 생활을 가꾸니, 비록 오두막이라도 부족함이 없구나. 오로지 글과 책을 벗삼아 천시를 기다리노라."
유비는 저 사람이 공명이구나 싶어, 글 읽기를 기다려 예를 갖추어 말을 걸었다.
"선생이 와룡 선생이십니까 ?"
그러자 글을 읽던 사람은 등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아 ? 누구십니까 ?"
하고, 돌아서는데, 그는 이십 세 초반의 젊은 공자였다.
유비는 정중한 예를 표하며,
"오랫동안 흠모에 왔는데, 오늘에서야 선생을 뵈옵니다. 저는 신야의 유비 현덕입니다."
하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러자 상대방도 자리에서 일어나 ,마주 예를 표해 보이며 묻는다.
"장군께서 신야의 유현덕이십니까 ? "
"그렇습니다."
유비는 공손한 어조로 대꾸하였다. 그러자 상대방은,
"오늘 장군께서는 저희 형님을 뵈러 오신 것 같은데..."
하고, 말끝을 흐린다. 그러자 유비는 반쯤 놀란 얼굴로,
"그럼, 선생은 ...와룡 선생이 아니신가요 ?"
"정말 송구합니다. 저는 공명의 아우인 제갈균(諸葛均)입니다. 저희는 삼형제로 장형 제갈근(諸葛瑾)은 지금 강동 손중모(孫仲謀)에게 가서 막빈(幕賓)이 되어 있고, 공명은 저의 중형(仲兄)이 되십니다."
"아, 그렇습니까 ? 그러면 와룡 선생은 지금 안 계십니까 ?"
"아, 헛걸음을 하셨습니다. 형님께서는 유람을 떠나셔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어디로 떠나셨는지 아십니까 ?"
"글쎄올시다. 형님이 다니시는 일정은 저도 잘 모르고 언제 돌아오실 줄은 더욱 모르지요. 저도 어제 밤 늦어서야 융중에 도착했습니다."
유비는 그 대답을 듣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허, 두 번씩이나 와서도 선생을 못 뵙게 되니 나의 연분이 이렇게나 박하단 말인가."
그러자 제갈균이 그 소리를 듣고, 말한다.
"가형이 안 계시니 송구스럽습니다. 돌아오시거든 찾아서 만나 뵙도록 말씀드려 두겠습니다."
"아니올시다. 어찌 선생께서 찾아 주시기를 바라겠습니까 ? 바라건대 제게 붓과 종이를 좀 빌려주십시오. 선생께 글을 한 자 남겨 두고 가겠습니다."
"이리오시죠."
유비는 제갈균의 안내로 탁자에 앉아, 제갈양에게 보일 글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저, 예주목 유비는 선생을 앙모한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한 번 만나뵙고자 두 번을 찾아왔다가 번번히 못 뵙고 돌아가니 섭섭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돌아보건데 군웅(群雄)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악인이 인군을 업신여겨, 저, 현덕이 이를 바로잡고자 하오나 경륜의 방책이 없으니, 선생께서는 여망(呂望)의 재주로써 자방(子房)의 방략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후일 다시 목욕재계하고 찾아 뵈옵고자 하오니, 선생께서는 부디 만나 뵈올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라옵니다.
<建安 十二年 十二月 劉玄德 >
유비는 편지를 쓴 뒤 제갈균에게 주면서 부탁한다.
"선생이 돌아오시거든 이 서찰을 꼭 전해 주십시오."
"예, 그리하겠습니다."
유비가 문밖에서 소년의 배웅을 받고 돌아서자 관우가 묻는다.
"형님, 공명을 또 못 만나셨습니까 ?"
"공명 선생은 못 만났지만, 선생의 아우는 만났네. 헛 걸음은 아닌 셈이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관우가,
"형님, 공명이 여덟 형제라면 여덟 번 오실겁니까? "
하고, 불만어린 어조로 다시 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장비가 콧방귀를 뀌었다.
"헹 !"
그 순간, 안으로 들어갔던 미소년이 반가운 소리를 지르며 달려나온다.
"오셨습니다. 선생이 오셨습니다."
유비 일행은 그 소리에 말을 멈추고 소년이 달려가는 곳을 일제히 응시하였다.
소년이 달려간 곳에서는 호호백발의 노인이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오면서 큰소리로 시를 읊조린다.
一夜北風寒 萬里丹雲厚 (일야북풍한 만리단운호)
長空雲亂飄 改蓋江山舊 (장공설난표 개개강산구)
白髮老衰翁 盛感皇天祐 (백발노쇠옹 성감황천우)
騎驢過小橋 獨嘆梅花瘦 (기려과소교 독탄매화수)
하루밤 북풍이 매섭더니 만리의 붉은 구름이 두텁구나.
장공에 눈발이 흩어져 날리니 강산의 옛 모습이 새롭기만 하구나.
백발의 노쇠한 늙은 몸이 황천의 도움으로 왕성함을 느끼니
나귀를 타고 다리를 건너며 매화 여의였음을 혼자 탄식하노라.
유비는 그 시 소리를 듣자, 그가 와룡인 줄 알고, 분주히 달려가 예를 갖추며 말했다.
"와룡 선생, 이 추운 때 어디를 다녀 오십니까 ?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어안이 벙벙하며, 유비 일행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그러자 노인을 마중나온 미소년이 말한다.
"아닙니다. 이 어른은 공명 선생의 장인 어르신인 황승언(黃承彦) 어른이십니다."
"아, 그러십니까. 제가 사람을 잘못 알아뵈어 실례했습니다."
유비는 황승언 노인을 향해 사과의 말과 함께 허리를 숙였다.
이렇게 유비는 사람을 잘 못 알아보는 또 한번의 실수를 하고 무안스럽게 신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런, 형님이 또 사람을 잘못 보셨수다 ! 아니,세상에 ?.. 공명의 아버지가 무슨 재주로 저런 노인과 애송이를 터울로 두었겠수 !"
하는, 장비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